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창경궁 인문여행 시리즈 9
이향우 글.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조선 왕조 궁궐 시리즈로는 <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경복궁>, < 궁궐로 떠나는 창덕궁>이 있다. 이번에 조선왕조 궁궐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궁궐로 떠나는 힐링 창경궁>이 나왔다.

이전의 시리즈를 읽었기에 그다지 새롭다는 느낌 보다는 익숙하다는 느낌과 함께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 속의 이야기를 창경궁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읽기 시작했다.

어느날인가 창경궁을 들리게 된다면 창경궁의 전각이나 문, 다리, 계단의 장식, 단청, 문창살, 월대계단, 석수들도 주의깊게 살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교내 사생대회나 미술대회를 해 마다 봄 가을로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등에서 실시했기에 고3때를 제외하면 5년간을 10번이 넘게 드나들던 곳이기에 그 이후에도 시간이 나면 가끔씩은 서울의 궁궐을 찾곤 했기에 나에게 궁궐은 추억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추억 속의 창경궁은 밤벚꽃 놀이와 동물원과 식물원 구경, 놀이시설이 있던 곳으로 곳으로도 기억이 되니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조선의 궁궐 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소이기도 하다.

창경궁이 이렇게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된 것은 1908년 일제가 창경궁 안의 전각을 헐어내고 이왕직 박물관을 비롯하여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고 춘당지 연못에는 일본식 정자까지 세우면서 시작된다. 그 아름다운 궁궐 내에는 일본의 상징인 벚꽃 나무를 심고, 창경궁을 창경원이라 칭하게 된다.

오호 통재라 !!

이 책을 읽은 이즈음에 나라를 떠들섞하게 하는 '식민사관', '역사의식', '위안부문제', '고노담화'....

오백년 조선왕조의 근간이 된 궁궐에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순간 이슈가 되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창경원으로 격하된 창경궁은 다행스럽게도 1983년 복원 공사로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렇지만 동궐도를 비롯한 옛 자료들을 보면 그 일부만 복원된 것이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마찬가지로 경복궁의 공간구조에서 나타나는 반듯한 축에 의해 설계되지는 않았으며 변화가 많은 구조입니다. 창경궁은 산자락의 풍광을 이용하여 창덕궁과 연계되어 있는 후원을 지녔고, 왕실 생활공간의 확장으로 내전 영역이 발달된 구조를 보여주는 아담하고 아름다운 궁궐입니다. " (p. 39)

창덕궁, 창경궁, 종묘는 동떨어진 공간에 위치해 있다기 보다는 담장만으로 구분되는 하나의 영역이다. 그래서 창경궁을 정문으로 들어가서 산책을 할 수도 있지만 창덕궁 관람 후에 함양문을 통해 창경궁으로 들어가 궁궐의 여기저기를 산책할 수도 있다.

창경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서는 왕실 가족들의 삶이 진하게 배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숙종때의 희빈 장씨가 살았던 취선당이 있었던 자리,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서 죽은 곳, 연산군이 퇴위를 당한 곳,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 보아야 했던 곳, 비운의 세자인 소현세자가 머물던 곳 등이다. 그래서 창경궁 전각마다에는 애닯은 사연이 깃들어 있다.

이처럼 조선 왕실의 역사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창경궁에서 벌어졌다.

이 책의 저자는 창덕궁과 경복궁을 소개했던 조선왕조의 궁궐 시리즈에서 처럼 창경궁의 전각, 문, 다리, 계단, 월대 등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면서, 전각의 단청, 계단의 장식, 월대계단의 조각 장식,, 문창살, 산책로, 장독대, 석탑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명정전 월대를 오르는 계단의 조각 장식은 세부 묘사가 뛰어나고 넝쿨 선의 구성이 아름답다. 석수 조각의 부드러운 표정, 월대 계단의 봉황과 당초 무늬. 나뭇결을 그대로 드러낸 명정전의 아름다운 꽃살창은 우리의 궁궐에서만 볼 수 있는 미적감각을 자랑한다.

경관이 좋은 창경궁의 숲의 사계절 모습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때마다 운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경궁의 모습에 푹 빠질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직접 창경궁의 이모 저모를 그린 그림에서 풍기는 은은하고 잔잔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곳을 찍은 사진이 함께 있어서 사실적인 모습을 접하는 듯하기도 하다.

창경궁을 한 바퀴 둘러 보는 것은 태종에서 순종까지에 이르는 왕들의 이야기와 일제시대의 일본의 창경궁 훼손의 아픈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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