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쟁 생중계 - 고려의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지음, 김원철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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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건국 초기에는 후삼국을 통일하기 위한 전쟁을, 그후에는 북방에서 세력을 키워 중원을 차지하려는 거란족의 요나라, 여진족의 금나라, 몽골족의 원나라와의 전쟁을, 그리고 남쪽으로는 일본의 해양세력과의 전쟁으로 약 500 여 년간 끊임없이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고려전쟁 생중계>는 고려 역사에서 치러진 10번의 전쟁을 이 책을 통해서 재조명해 본다. 이미 2011년에 <조선전쟁 생중계>가 이 책과 같은 형식으로 출간되었기에 시대는 거슬러 올라가지만 <고려전쟁 생중계>는 <조선전쟁 생중계>와 같은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3명의 저자가 짝을 이루어서 (정명섭, 신효승 or 졍명섭, 이노우에 히로미) 긴박했던 전쟁 속으로 들어가서 전장 상황을 생중계하는 형식으로 고려의 전쟁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현장 취재를 하는 듯 생생하게 마이크를 들고 전장에 뛰어 든 종군기자와 앵커의 생중계를 듣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 주기에 국사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로 지루하지 않게 고려의 전쟁사를 접할 수 있다.

전쟁의 원인, 전장의 상황, 전략과 전술, 전선의 위치, 군사의 이동경로, 병력 상황, 당시 쓰였던 무기 등을 표나 지도, 그림 등으로 보여주는데 이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자료들이다. 

그런데, 한 나라의 역사를 전쟁사를 통해서  살펴 본다는 것이 자칫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으나, 당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전쟁일 수 밖에 없다. 당시에 일어난 전쟁을 통해서 대외관계를 알 수 있고, 전쟁에 대처한 상황들을 통해서 나라 안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는 역사 속에서 잦은 북방민족의 침입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북방민족의 세력이 강해지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서 고려와의 전쟁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고려의 전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서 국내의 상황을 되짚어 보게 되고,

각 전쟁에서 활약을 보인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 가려진 민중의 역사를 찾아내어 폭넓은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고려 역사 속의 10번의 전쟁을 살펴보면,

1. 삼수채 전투 : 고려군 vs 요나라군

2. 귀주 대첩 : 고려군 vs 요나라군

3. 귀문관 전투 : 고려군 vs 여진족군

4. 길주성 전투 : 고려군 vs  여진족군

5. 동선역, 안북성 전투 : 고려군 vs  몽골군

6. 충주산성 전투 : 고려군 vs 몽골군

7. 제 1차 일본 원정 : 여몽연합군 vs 일본군

8. 제 2차 일본 원정 : 여몽연합군 vs 일본군

9. 홍건적의 침입 : 고려군 vs 홍건적

10. 진포, 황산 대첩 : 고려군 vs 왜구

고려 10번의 전투들을 보면서 생소한 전투명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삼수채 전투', '귀문관 전투', ' 동선역, 안북성 전투', '진포, 황산 대첩' 등인데, 우리가 교과서에서 고려의 역사를 배울 때에는 거란의 침입, 여진족의 침입 등으로 명명했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전투지역을 바탕으로 이와같은 전투명이 붙여져 있다.

거란족의 요나라와의 전투에서 강동 6주를 얻어낸 서희의 그 유명한 외교 담판이 있었고, 강동 6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요나라가 고려에 반환을 요구하나 거절 당하자 요나라의 3차 침입이 일어나게 된 것이 강감찬의 귀주대첩이다. 귀주대첩은 고려와 요나라 간의 30년 전쟁을 종식시킨 전투이며 고려가 거둔 최대의 승리를 가져다 준 전투이기도 하다. 귀주 대첩으로 대승을 거둔 고려에 약 100 년간의 평화가 찾아 오고, 이 시기에 고려는 안정을 되찾고, 요, 송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문화 경제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곧 여진족이 쳐들어 오고 윤관은 여진족을 몰아내고 동부 9성을 쌓게 된다. 그러나 9성의 위치는 아직까지도 정확한 위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고려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고려전쟁에 관한 내용들은 전투기록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고려의 전쟁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몽골과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몽골족과의 기나긴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전투가 '동선역, 안북성 전투'이다. 몽골초원에서 일어난 작은 회오리가 중국 대륙을 강타하는 거대한 태풍으로 변한 군사가 몽골군이다. 몽골군은 다른 유목민족과는 달리 북방을 차지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 원제국을 세우게 되는데, 그 바탕에는  칭기즈칸의 탁월한 지도력과 몽골족의 특유한 전술, 빠른 기동력을 이용한 전술에 잔혹함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몽골의 침략으로 1231년 최우는 강화도로 천도를 하게 되고, 몽골은 고려왕의 입조와 개경 환도를 요구하면서 계속적인 침략을 하게 되니 충주산성 전투가 일어나게 되고, 고려의 전국토는 몽골족의 약탈과 파괴로 고려는 처참한 상처를 받게 되고, 고려사회는 분열되고 국가는 혼란에 빠진다.  

최씨 정권이 무너지면서 기나긴 몽골과의 전쟁은 끝나지만 몽골의 쿠빌라이칸은 일본 정벌을 위해 고려의 물자와 병력 동원을 명령한다. 일본 1차 원정에서는 전체 원정군의 1/3 이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참패를 하는데, 그것은 일본의 강력한 저항과 태풍때문이다.

여기에서 잠깐, 이 책의 10번의 전쟁에 관한 내용에는 먼저 전쟁의 전체적인 설명, 2명의 저자에 의한 전쟁에 관한 생중계 형식의 내용, 그리고 전쟁 속 숨은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1차 일본 원정에 관한 숨은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복의 실패 원인이 된 가미카제라고 불리는 태풍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시기는 음력 10월 20일 (양력 11월 26일)이었기에 일본은 태풍이 불지 않았으며 신풍(神風)이 불어서 여몽 연합군의 배가 가라앉았다고 주장한다. 자료를 찾아 보면 고려사, 원나라 문헌, 일본 문헌 등에 태풍에 관한 내용은 차이가 있다.

1차 원정에 실패한 원나라는 1차 원정의 3배가 넘는 규모로 다시 일본을 침략하지만 또다시 태풍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일본의 가미카제라고 불리는 신풍(神風)이다. 가미카제는  일본인의 정신적 지주이며  임진왜란, 태평양 전쟁 등의 다른나라 침략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가져다 준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여몽연합군의 두 차례의 일본 침공에 대해서 상세하게 배운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적의 목표물(주로 군함)에 일부러 충돌하여 자살한 일본 조종사들을 일컫는 말.그런 공격에 사용된 항공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행위는 1944년 10월 레이테 만 전투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가장 성행했다.

가미카제라는 말은 '신의 바람'을 뜻하는데, 원래는 1281년 몽골(원나라)이 일본을 침공했을 때 우연히 들이닥쳐 몽골 함대를 침몰시킨 태풍을 일컫는 말이었다. 가미카제 비행기는 대부분 일반 전투기나 경폭격기였고, 폭탄과 여분의 연료 탱크를 실은 뒤 이륙하여 목표물에 충돌했다.

(Daum 백과사전 중에서 발췌)

 고려 전쟁의 9번째는 홍건적의 침입이다. 공민왕이 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던 때에 중원에서 반란을 일으킨 홍건적이 고려를 2차례 침입하게 된다. 침입을 막기는 하지만 개혁을 시도하던 고려에는 큰 타격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왜구들의 약칼과 노략질이 계속되다가 대규모 침략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10번의 고려 전쟁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 모든 내용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설명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의 구성을 '생중계'로 한 것은 역사는 과거의 사실들이기에 생동감이 없고 흥미를 잃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여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그 상황을 중계한다고 보면 좋을 듯하다.

우리는 조선의 전쟁사에 대해서는 그래도 고려의 전쟁사 보다는 좀 더 잘 알고 있다. 자칫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는 고려의 전쟁사. 그러나 역사는 지나간 과거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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