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김미라'는 라디오 방송작가이다. 그녀가 원고를 집필하는 라디오 방송 중에 '별이 비차는 밤에'만을 알고 있지만, 내가
그 음악 방송을 들은 것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났으니, 나는 저자의 대본으로 방송되는 라디오 방송을 듣지는 못했다. 그래도 짐작되는 것은 그
프로그램은 특성상 한 밤중에 잔잔하게 소곤거리는 듯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들이 아닐까 하는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된 <삶이 내게 무엇을 묻러라도>는 정말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시끄럽고 부정적인 세태에서 이런 긍정적인 글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낀다.
이 책 속 표지에 씌여 있는 작가 소개 글부터 마음에 와닿는다.
" (...)매일 마주하는 소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생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사람, 인생의
정답보다는 아름다운 답을 찾으려는 사람(...)" 이런 수식어로 설명해 주는 그녀. 역시
책 속의 글들이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누군가는 김미라의 언어를 '밑줄을
긋고 싶게 만드는 글'이라고 극찬을 한다. 그의 말처럼 이 책 속에 밑줄을 긋는다면 온통 붉은 글을 긋고, 돼지 꼬리 몇 개씩을 그려 넣어야
하리라.
" 마중 나간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권, 마중 나갈 수 있을 때 마중하러 가야 한다.
언젠가 마중 나갈 수 없는 시간이 오기 전에, 혹은 마중할 사람이 사라지고 없는 시절이 오기 전에" (p.35)
"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들을 수도 없다. 살아 보기
전에는, 그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그런 현실에 이르기 전에는, 그런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그러므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 것, 성급하게 절망하지 말 것. " (p. 61)
"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지금껏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그 사람의 아름다움을
발굴하는 힘. 그가 지금껏 발휘하지 못한 능력까지도 알아차리는 힘. 사랑이란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순간에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오해에도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여주는 순간에 만개하는 꽃, 유통기한이 짧은 연정만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 (p. p.
104~105)
" 아릅다운 순간은 우리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단풍처럼. 그러니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가슴 벅차도록 누릴 것, 빈 나뭇가지에더소 꽃과 단풍을 충만하게 찾아낼 수 있는 만큼. " (p. 202)
평범한 날들, 사소한 일들, 그저 그렇게 지나쳐 버리는 일상 속에서 우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작가는 일상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보석들을 건져낸다. 그래서 삶에 지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전달한다.
그래서 이 책 속의 글들은 모두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고, 그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나 혼자 읽기에는 아까운 글들, 멀리 멀리 전해주고 싶은 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