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관한 책을 수없이 읽었고, 스페인의 영상이 담긴 TV 프로그램도 수 없이 봤지만 볼 때마다 스페인 건축의 독창성에 관심이
간다.
스페인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의 정신을 조화롭게 융합한 나라이기에 스페인 문화도 역시 동서 문화가 융합되었다. 그래서 스페인의
건축을 보면 로마 건축, 기독교 건축, 유대 건축, 이슬람 건축이 빚어내는 이질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양식을 접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스페인 여행에 관한 책들은 가우디의 건축을 중심으로 한 바르셀로나, 그리고 알함부라 궁을 중심으로 한 그라나다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래서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는 그저 살짝 거쳐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페인은 건축이다>에서는 다른 책들에 비해서
마드리드의 건축을 많이 다루고 있다.
먼저 이 책을 쓴 저자를 살펴보면, '김희곤'은 건축사 사무소를 10여 년 운영하다가 마흔 다섯 살의 나이로 2001년에 국립 마드리드
건축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기에 <스페인은 건축이다>는 저자가 스페인의 여러 도시를 건축물을 중심으로 살펴보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그리고
스페인은 그만큼 다양한 건축양식의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나게 하고 있기도 하니까.
이 책은 '일생에 한 번은 가 봐야 할 마드리드, 카스티야라만차, 안달루시아, 바르셀로나, 빌바오, 살라망카, 발렌시아
의 5 지역으로 등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도시인 마드리드는 광장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라틴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콜론광장,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의 스페인광장이 마드리드의 중심축이되어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마드리드의 실질적 중심이 되는 솔광장은 마드리드의 관문이고, 마드리드의 정치, 종교, 문화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마드리드 모든
축제의 시작이 되는 곳은 마요르 광장이다.

레티오 공원 깊숙히 자리잡은 유리궁전, 레알마드리드의 홈구장 등도 마드리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이렇게 광장을 중심으로 마드리드를
살펴 본다면 그 누구도 마드리드를 슬쩍 지나쳐 가지는 못하리라.
두 번째 지역인 카스티야라만차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로 잘 알려진 곳이다. 특히 톨레도는 중세 기독교 왕국의 박해를 이겨내고
화석처럼 빛나고 있는 유대건축물과 이슬람 건축물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이슬람 무어인이 디자인한 도시의 길과 광장이 있어서 이슬람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세 번째 지역은 안달루시아. 이곳은 세비아 말라가, 그라나다, 론다 등 아름다운 도시를 거느린 예술과 열정의 지역이다.

그라나다의 알람부라 궁전은 13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궁전으로 이슬람 건축 예술의 정수이다.

스페인의 이슬람 건축양식을 칼리프 양식이라고 하는데, 무어인들이 돌에 코란을 새기듯 정성껏 구축한 알람부라 궁정은 무어인의 눈무로 조각한
보석과 같은 궁전이다.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워서 이 궁전은 스페인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기를 저자는 권한다.


무어인의 지배에서 벗어난 기독교인들은 서코트족의 건축기술과 칼리프 양식을 융합하여 모바사베 양식을 만들어 냈다.
코르도바에는 그곳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인 도벨라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있다.
네 번째 도시인 바르셀로나는 건축의 천재인 가우디의 건축물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가우디 건축의 특색은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상상력을 건축에 담아 놓았다. 자연에서 건축공간 장식의 모티브를 찾기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도마뱀, 옥수수 등의 동식물이 등장한다.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지 않기에 그가 만든 건축물들은 모두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모험으로 건축에 평생을 바친 가우디의 작품을 만나러 바르셀로나로 가 보자.

다섯 번째 지역은 중세의 모습이 남아 있는 살라망카 그리고 프랭크 게리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만날 수 있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빌바오와 가우디의 후예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야의 건축을 볼 수 있는 발렌시아로 간다.
이렇게 스페인을 다섯 지역으로 나누어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건축의 특색을 살펴 볼 수 있는 책이 < 스페인은
건축이다>이다.
스페인 건축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경쟁하고 공존하는 그들만의 공동체 문화가 다양하고 풍부한 건축 양식으로 표현되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모아 놓은 듯한 스페인,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