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셀 뒤샹'의 <샘>,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 '데미안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 등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예술작품들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들로 인하여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예술작품을 둘러싼 스캔들은 스캔들만으로도 하루 아침에 작가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그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아서 고가로
팔려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스캔들을 불러 일으키는 예술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스캔들 미술관>에서는 15세기부터 현재까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던 70점의 예술작품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논쟁의 대상이 되었고, 풍파를 일으켰으며 작품에 따라서는 혐오감을 주거나 불쾌한 감정이 생기게 하는 작품들. 이런 작품들을 논쟁의
관점에서 살펴 본다는 것은 그 작품이 탄생한 시대의 금기사항, 신성모독, 성(性), 정치적 성향, 예술적 혁명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술작품이 세상에 선보일 당시에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거나 지탄을 받았던 예술작품들이 오늘날에는 높이 평가되는 작품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작품의 경우에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아도 '이건 예술이 아닌데...'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작품들도 다수 있다.
이 책에서는 스캔들 예술작품을 '신성모독, 정지적으로 온당하지 못한 것. 성 (性)추문,
선을 넘다'라는 주제로 나누어서 살펴본다.
(1) 신성모독 : 서양미술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세계를
묘사하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었다. 성서를 전하기 위하여 종교적 형상과 장면 이미지를 통한 신앙의 이해와 신앙심을 고취시킨다는 의미로 예술작품
속에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시대에 따라서는 신성을 모독하는 예술작품을 용납하지 않았다. 세속적이거나 불경스럽고 종교에 반하는 주제의 예술작품은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작품 중에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날에는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입을 다물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움에 감탄사를 연발하지만, 미켈란젤로가 처음 그린 그대로의 작품이 아님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후의 심판의 날에 아비규환의 모습은 벌거벗은 인물들이었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트리엔트 공의회의 지시에 따라
미켈란젤로의 사후에 그의 제자가 최소한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최후의 심판>은 자세히 살펴보면 고통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에 지옥 고문의 폭력성과 잔인함에 불쾌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 작품을 통해서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에 감탄을 하기도 하니 이
작품은 세기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베르네세'의 <레위가의 향연>은 원래는 최후의 만찬을 그린 작품인데, 호화롭고 세속적인 만찬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북적거림,
중앙에 개를 그렸다는 이유로 <레위가의 향연>가 됐다.

'안드레 세라노'의 <침례(오줌예수)>Immersions (Piss christ)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미국 전국을 순회
전시에 포함된 작품인데, 사진을 찍은 작가 자신의 소변에 담근 십자가상을 작품 속에 담았다.

이 작품은 이런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 수모를 당했지만, 작가는 무례를 범하거나 모욕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니, 그의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2) 정치적으로 온당하지 못한 것
국가가 권력층의 목적에 맞지 않는 작품을 검열하고 예술적 자유를 탄압하는 경우가 있다. 아직도 권위적인 정권이 이런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정부의 협박에 의해서 권력층을 과장되게 표현한 초상화로 업적을 돋보이게 하거나, 반대로 권력에 반하는 예술작품을 탄압하는 유형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오토딕스'의 <참호>는 제1차세계대전에 지원병으로 나간 작가가 전쟁의 충격적인 경험을 그린 작품인데, 히틀러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의 작품 다수가 몰수되고 작품전시가 금지된 사례의 작품이다.
'샤갈'도 나치스가 퇴폐미술로 규정지은 작가인데, 그 이유는 표현력이 강한 색채와 비현실적인 인물 등장에 있다.

(3) 성 추문
중세 서양에서는 성적인 이미지는 이교도적이고 악마의 소행이라고 규정지었다. 그러나 신화나 성경의 내용을 묘사할 때에 우의적인 표현 속에서
이상적으로 표현되었다면 적합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19세기에는 성의 표현이 개방적이 되었으며, 20세기 후반에는 정점에 이르게 된다.
어떤 유형이든 성은 예술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주제로 나타나지만 통제의 손길를 피해가는 방법들도 여러 가지이다.
행위예술을 빙자한 '오토 무엘'의 <1970년 크리스마스>, '올러크 클리크'의 <광견> 등은 예술이라기 보다는
예술을 빙자한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한 작품으로 지탄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예술작품때문에 "예술이냐, 외설이냐"하는 논란이 이는 것이라고 본다.
(4) 선을 넘다.
예술가들의 의도적인 도발, 스캔들을 일으키는 것이 그만큼 큰 파장을 일으키고 그 효과도 크기 때문에 예술작품에 충격적이고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기이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스캔들 예술가들은 도발과 자극이 모든 창작이 따라야 하는 새로운 최우선의 규범이고, 유일한 목표가 되었다.
시중에 판매하는 양변기에 자신의 싸인을 하여 전시한 '마르셀 뒤샹'의 <샘>, 자신의 똥을 담은 통을 전시한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

아기돼지의 몸에 명품 로고를 문신하여 박제한 작품인 '빔 델보이'의 <몸에 문신을 한 박제된 돼지> ,

인간의 두개골에 총 110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박은 작품으로 제작비용만 1500만 유로가 든 '데미안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가 현대에 스캔들을 일으킨 대표적인 예술작품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킨 스캔들 작품들은 다른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다수 있다. 그건 그만큼 이
작품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작품임을 입증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르코 에바리스티의 <헬레네>: 전시장에 온 관람객이 믹서의 노란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살아있던 물고기는 1초도 안되는
순간에 죽게된다. - 많은 관객이 버튼을 눌렀다고 한다.)
예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전적 정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술작품을 제작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기게 마련이고, 이것이 창작활동이기는 하겠으나,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만한
행동이나 그 과정이나 결과물에서 충격적이고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동은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이 15세기에서 오늘날에 이르는 스캔들 예술작품이기에 작품 설명을 통해서 시대에 따라서 어떤 작품들이 스캔들의 대상이
되었고, 그 작품들에서 어떤 논쟁이 일어났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 또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