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푸르의 어린이들은 난민의 2/3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살던 마을이 불에 타고, 가족들이 학살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인가. 그런데, 다르푸프 난민촌 내에 도서관 건립을 도와주는 아름다운 손길이 있다.
그를 위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재능기부를 하여 한 권의 작품 모음집을 엮은 책이 <희망하고 소원하고 꿈을
꾸며>이다. 희망~~ 소원~~ 꿈~~ 부디 다르푸르 난민 어린이들에게 이 세 단어가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소원'을 주제로 한 다양한 내용의 글들이 담겨 있다. 글의 양식도 단편소설, 시, 그래픽 노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한 권의 책에서 유쾌한 이야기, 판타지, 감명깊은 이야기 등을 읽을 수 있다.

<바비박스>은 오렌지 상자에 아이가 담겨서 물에 떠내려 온다. 이를 발견한 이가 영유아 및 어린이 보호소에 보내게 되고, 이
아이는 농부에게 건네져서 노예처럼 일만하게 된다. 드디어 자유를 찾아 탈출을 하나, 서커스단에 들어가게 되고 이곳에서 사자 사육을 한다.
자칫하면 사자의 밥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이는 어느 부부의 양자로 들어가서 따뜻한 환경에서 살게 된다는 이야기이니, 이 아이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위태로운 소원>은 친구들과 함께 놀기 보다는 혼자 있고 싶어 하는 펄은 친구들에 의해서 61층 지붕 건물 꼭대기 층에 갇히게
된다. 펄이 항상 소원하던 혼자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그 추운 61층 꼭대기에서 그의 존재를 잠깐
잊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그래서 이야기는 해피엔딩.
<모퉁이를 돌면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는 오래전 펜팔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제솝 선생님의 이메일로 맺어지게 되는
앨리스와 제니퍼 해리스의 편지 왕래. 처음에는 컴퓨터로 인하여 손편지가 잊혀지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서 선생님이 맺어준 인연이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 살고 있는 둘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이 단편소설은 잊혀져 가는 손편지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이메일, 카톡으로 아주 짧은 글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지만, 한 번쯤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는 항상 죽고 있다>는 동화와 판타지의 연결이라고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마치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별에서 온 그대>처럼. 항상 12살 몸으로 살아가는 어린이. 어린이는 한 육체에서 다른 육체로 이동한다. 이렇게 새로운 삶에
적응하면서 살아가지만 그 삶은 1년을 넘지 못하고 자신의 육체의 어린이가 죽으면 다른 어린이의 육체로 들어간다.
1년전에 넬의 몸에 들어 왔던 나는 동화 속의 성냥팔이 소녀가 그날 밤 죽을 운명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넬이 그날 밤 죽으면서 다른
사람의 육체로 들어가야 하지만 나는 성냥팔이가 되어 죽고, 대신 성냥팔이를 넬의 육체로 들어 보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냥팔이 소녀와 거듭 죽는 아이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매치된다.
이런 다양한 형식의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소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보호론자>에서 제니는 "그냥 소원만 빌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p.109)고 말한다. <위태로운 소원>에서는 자신이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기는 하되 그것이 위태롭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소원을 빌 때는 신중하게>에서는 "소원은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p. 302)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