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인도 -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이상혁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인도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남기는 말이 힐링 일 것이다. 어수선하고 무질서하고 빈곤하고 알면서 속임수에 당하는 일이 허다하지만 그곳에 갔다 오면 마음 속에 있던 아픔들이 치유된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인도를 꼭 여행해 보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인도 여행을 꿈꾸지 않는다. 그런 것들에 부대끼면서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여행은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지만 그 바탕에는 최소한의 편안함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소음과 소똥과 흙탕물에 익숙해져야 한다. 더러움과 먼지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눈 맑은 아이들의 집요한 구걸에 익숙해져야 한다. " (p. 38)

이 책의 저자인 이상혁은 홍보, 기획,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였으며, 유럽을 비곳한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을 배냥여행을 했는데, 그 여행들은 무계획적인 여행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의 여행지인 인도도 역시 그런 여행 스타일로 다녀온 여행일 것이다.

이 책은 이상혁 외에도 naive artist 인 J와 디자인,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활동하는 S가 함께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도 여행 에세이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사진들과 인도인들의 사진, 일러스트 그리고 글이 함께 담겨 있다.

저자는 인도 여행을,  " 기대와 공포가, 설렘과 실망이 공존하는 생성의 공간, 돌아왔을 때 뭔가가 변했다는 감각만이 존재하더라 " (프롤로그 중에서)라고 표현한다.

그들은 다른 여행자들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답게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래서 인도 여행의 주제는 8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잡화 꾸러미 : 리듬, 두 번째 잡화 꾸러미 : 거리, 세 번째 잡화 꾸러미 : 공존, 네 번째 잡화 꾸러미 : 경계, 다섯 번째 잡화 꾸러미 : 소란, 여섯 번째 잡화 꾸러미 : 이색, 일곱 번째 잡화 꾸러미 : 명멸, 여덟 번째 잡화 꾸러미 : 얼굴로 나뉘어 진다.

 

그러니 이 책은  '아무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있는 인도 잡화점' 관한 기록이다.

 

사진은 강렬하면서도 감각적이다. 그래서 다양한 인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사소한 「것」들은 눈물겨워

유치한 「것」들은 그래도 순수한 구석이 있을거야.

더러운 「것」들은 각자의 사정이 있을테고,

못난 「것」들도 다만 길을 잘못 들었겠지.

존중받지 못하는 「것」들이 존중받는 「것」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면.

'무용한' 발굴을 통해 '무용한' 이란 말이 닿아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사라지는 「것」들을 찾아 복원해 낼 거야 " (책 속에서)

인도에서 하루에 400 마리는 족히 볼 수 있다는 길거리 개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사랑받는 우리들의 개와 너무도 비교되어서 슬프기까지 한다.

인도인들이 소를 바라보는 시각도 예전 같지는 않은 듯하고...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인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인도의 여행 이야기는 아름답기 보다는 슬프다. 그리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곳이 외경(外景)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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