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이 있다. 어느날부터인가 갑자기 순위에 올랐기에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책 이름도,
작가 이름도 생소하다.
이런 경우에는 TV를 통해서 알려진 책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도 역시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소개된 책이라고 한다. 아니
그 드라마의 메인테마 도서라고 한다.
드라마는 '별에서 온 그대'. 조선시대에 별에서 온 외계인이 400년 동안 이 땅에 머물게 되는데, 자신의 별로 돌아가기 직전에 자신이
지구에 온 후 가장 먼저 만난 그 소녀의 환생과의 사랑이야기인 것 같다.
수려한 외모의 김수현의 절제된 감정표현과 잘 나가는 영화배우 전지현의 코믹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끈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이 궁금했다. 동화와 우화의 중간이라고 하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이 책을 쓴 '테이트 디카밀로'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인데, 뉴베리 상을 받기도 했고, 이 책으로는 2006년에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을 받았다.
'케이트 디카밀로'는 어느날 크리스마스로 받은 토끼 인형이 바다 밑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꿈을 꾼다. 그 꿈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책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연히 토끼 인형이고, 그 인형의 이름이 에드워드 툴레인이다.
애버린 툴레인은 열 살 생일날, 할머니로부터 프랑스 장인에게 주문하여 만든 도자기 토끼 인형을 선물로 받는다. 비단옷에 멋진 모자를 쓰고
회중시계를 가진 토끼 인형. 진짜 토끼털로 복스럽고 부드럽게 만들어진 구부러지는 귀, 팔다리는 철사로 이어져서 쉽게 구부러져 움직일 수 있는
1m 키의 도자기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토끼 인형.
애버린은 도자기 토끼인형을 진짜 친구처럼 생각하면서 사랑을 듬뿍 준다. 그러나 도자기 토끼는 그 사랑에 고마움을 느끼지도 못하고,
사랑을 할 줄도 모른다.

그러던 중에 애버린은 도자기 토끼를 가지고 엄마 아빠와 영국 여행을 가게 되는데, 여행길 배 안에서 짖궂은 아이들의 장난으로 인하여 바다에
떨어지게 된다.

깊고 깊은 바닷 속에서 오랜 날들을 보낸 후에 어부의 그물에 걸려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곳에서 어부의 아내인 할머니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할머니의 고약한 딸에 의해서 쓰레기장에 버려지게 되고, 거기에서 부랑자를 만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
잠시 나무에 매달려 새쫒는 허수아비가 되어 있다가 새로운 주인인 소년 브라이스의 아픈 여동생의 사랑을 받게 된다.

도자기 토끼는 애버린의 품을 떠나는 순간부터 이처럼 갖은 시련과 고통과 좌절을 겪게 되지만, 누군가에게 구해지게 되고, 그때마다 새로운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다. 새로운 주인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도자기 토끼에게 새로운 옷을 해 입히면서 새 이름으로 불러준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처럼 사랑해 준다.
도자기 토끼는 어린 소녀가 죽어 가는 것을 지켜 보아야 했고, 거리에서 춤을 추어야 하기도 했다. 그리고 토끼의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는
사건까지 당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조각난 머리는 인형수리공에게 고쳐지게 되지만, 그 댓가로 브라이스는 도자기 토끼를 인형수리공에게 넘겨 주어야 했다.

" ' 사라우스, 애빌린.' 두 사람으 이름이 슬프지만 달콤한 노래처럼 에드워드의
머릿속을 지나갔어요.
에드워드가 말했어요. "난 이미 사랑을 받아 봤어, 애빌린이라는 여자아이의 사랑을
받았지, 그리고 한 어부와 그 아내, 떠돌이와 그의 개에게 사랑을 받았어. 또 하모니카를 부는 남자애와 죽은 여자애에게 사랑을 받았고, 나에게
사랑에 대해 말하지 마, 나도 사랑을 알아. " (p. 183)
에드워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를 통해 사랑을 배웠다.
" (...) 난 사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건 끔찍한 일이었어요. 아파요. 마음이
아프다고요. (...)" (책 속의 글 중에서)
다시 멋진 도자기 토끼가 된 에드워드는 브라이스의 우정에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든다. 자신을 고치는 댓가를 지불할 돈이 없어서 자신을
인형수리공에게 넘겨 주는 것이 그의 사랑이었음을 알기에.
도자기 토끼 에드워드는 갖은 시련을 당하면서 모험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면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가는 곳마다 그를 사랑해 주던
사람들을 통해서 비록 그들의 처지가 힘겹고 궁핍하지만 에드워드에게 베풀어주던 사랑을 통해서 사랑을 배우게 된 것이다.
도자기 토끼에게 사랑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준 나이 많은 인형의 말은 우리들에게도 사랑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말해준다.
"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 (p. 191)

도자기 토끼의 사랑여행은 마지막 장면에서 큰 감동을 준다. 사랑을 찾아 오는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가를, 그리고 마음을 열면 다시 그 자리로
올 수 있음을.
인형가게로 들어와 도자기 토끼 앞에 선 모녀는 오래전에 에드워드를 그토록 사랑해 주었던 애버린과 그녀의 딸 !!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는 꼭 동화라고 해서 어린이들만이 읽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의 물결이 다가온다.
" 마음을 열어, 누군가 올거야. 누군가 널 위해 올 거라고, 하지만 먼저 네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 " (p. 191)
- 마음을 열고 뜨거운 사랑을 찾게 되기 까지 그 놀랍고 가슴 짜릿한 여행 - (책띠 글
중에서)
도자기 토끼가 사랑을 찾아가는 여행이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