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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9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 18대에 걸쳐서 11명의 대통령이 선출되었는데, 현직 대통령을 제외한 10명의 대통령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었는가를, 그리고 그들의 정책은 무엇이었으며, 국민들에게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스쳐가는 단상들은 존경받는 대통령의 이미지 보다는 국민들을 실망시켰던 그들의 모습이 더 뚜렷하게 다가온다.
국민들에 의해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 망명길에 올랐던 대통령, 가장 믿었던 측근의 총에 맞아 죽어야 했던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대통령 자신의 비리로 감옥을 가야 했던 대통령,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했던 대통령...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과연 누구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우리의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을 뒤로 하고 이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 온 10명의 대통령의 모든 것을 분석해 본다. 각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배경과 과정, 그당시의 사회상, 대통령이 된 후의 외교, 국방 정책을 비롯한 국정현안을 어떻게 수행했는가 하는 문제, 재임기간에 일어난 주요 사건, 퇴임후까지의 한 인물에 대한 총체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잠깐 '실록'의 사전적 의미 3개 중에 2개를 살펴보니,
(1) 한 임금의 재위 동안의 정령(政令) 및 기타 사실을 시대순으로 기록한 것. 임금이 죽은 뒤에 시정기를 거두어 정리하는 편년체의 기록이다.
(2) 있는 사실을 꾸임 없이 그대로 적은 기록.
그렇다, '실록'이란 주관이 담기지 않은 객관적 사실의 기록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얼마나 객관적 사실만을 담았는지가 이 책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지금 우리나라는 이념에서 오는 차이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 교학사 국사 교과서 논란까지 겹치게 되니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에 놓여 있다.
역사 속에 묻힌 대통령이 아닌 현존하는 전직 대통령도 여러 명이 있는 실정에서 이 책의 주제는 역사적 사실만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역사 용어들이 있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역사 용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일부 용어는 공식 명칭이 아닌 저자의 의도에 따랐습니다. (예 : 6.25 남북전쟁 등)
가장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책이라면 역사 용어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여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남북전쟁'이란 단어가 나올 때 순간적으로 미국의 남북전쟁도 아니고, ' 이건 무슨말? ' 하는 생각들이 스쳐갔으니까...
분명 책을 읽기 직전에 '일러두기'를 읽었건만 이런 용어가 낯설게 느껴져서 책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
'남북전쟁', '5.16 쿠데타' 등.
물론, 저자는 그동안 많은 역사 책을 집필하였다.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환관과 궁녀』> 등이 그의 저서이다. 저자에 대한 평가 역시 '가장 의도적인 왜곡을 하지 않는 현대사를 쓸 수 있는 사람' 이라고 한다.
이런 점은 책을 읽으면서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몫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 정부 수립 그리고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승만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친일 행위자를 척결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을 보면 초대 대통령부터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1954년 사사오입 불법 개헌을 통해 3대 대통령 그리고 4대 대통령까지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부의 무능,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서 전두환, 노태우의 군인 출신 대통령.

문민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각종 회고록과 평전,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6년 여간에 걸쳐서 집필되었다.
대통령실록이라는 의미를 떠나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책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도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