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페스트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는 영국 중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는데,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오면서 배우 겸 극단 활동을 하게 된다. 그의 첫 작품은 1590년에 쓴 <헨리 6세>이며 국왕 극단의 전속 극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약 20여 년 간에 걸쳐서 37편의 희곡과 시를 발표한다.

그중에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이고 그외에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한여름밤의 꿈>이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가 쓴 마지막 희곡이다. 그런 만큼 셰익스피어 만년의 세계관을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런 고전을 읽을 때에는 누가 번역한 작품을 읽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 속에 담긴 의도와 비유를 정확하게 번역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담긴 시행대사는 약하고 강한, 다시 말해서 어세가 없는 음절과 어세가 있는 음절이 한 짝으로 된 다섯 개의 짝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말오 옮기기가 불가능하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은유, 인유 등의 각종 비유와 언어유희가 많이 쓰여 있는데, 언어유희는 양의어, 다의어, 동음이의어로 구성되어 있어서 번역의 어려움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이경석 교수가 번역을 하였기에 작가의 본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앞의 이유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여러 권을 읽었고, 연극 등을 통해서 그의 작품들을 관람하기도 했지만, <템페스트>는 이번에 처음 읽게 된 희곡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가장 짧은 극이기도 하고, 당시 극작의 중요한 규칙인 세가지 일치 ( three unities : 하루 시간 안에, 한 장소에서 , 한 줄거리에 관한 것)를 준수한 극작품이다.

 

희곡의 내용은 아주 간단한하다.

12 년 전에 밀라노의 대공인 푸로스퍼로는  마술 연구에 빠져서 자신의 동생인 앤토니오에게 국사를 맡긴다. 믿었던 앤토니오는 나폴리의 왕인 알론조와 결탁을 하여 형인 푸로스퍼로와 그의 딸인 미랜더를 쪽배에 태워서 바다로 내 보낸다. 앤토니오가 형을 죽이기 못한 이유는 푸로스퍼로가 백성들을 사랑한 대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폴리의 정직한 노대신인 곤잘로는 쪽배에 일용할 양식과 마술에 관련된 책들을 함께 실어 보낸다. 그래서 그들이 당도한 곳은 무인도인데, 이곳에서 에어리얼이라는 공기의 정령을 구해주게 된다. 악의 마녀인 시코랙스에 의해서 소나무에 갇혀 있는 것을 구해주고 노예로 삼는다.

그러던 어느날 나폴리 왕 알랜조와 그의 동생 시배스천, 그리고 아들 퍼디넌스, 밀라노 대공인 앤토니오가 탄 배가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 그 배는 알론조의 딸이 튀니즈 왕과 결혼을 마치고 돌아가던 배로 이 폭풍우는 푸로스퍼로가 이들이 타고 있음을 알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일으킨 것이다.

그들 중에 떨어져 나온 알론조의 아들인 퍼디넌스와 푸로스퍼로의 딸인 미랜더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그들은 결혼을 하게 된다.

그 와중에 퍼디넌스 왕자가 죽은 줄 알고 앤토니오는 시배스천을 왕위 계승을 하게 하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폭풍우를 일으킨 것은 푸로스퍼로의 마술에 의한 것이고, 배신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나폴리의 왕 알랜조가 알게 되고, 자신이 빼앗았던 밀라노의 대공 자리를 푸로스퍼로에게 돌려주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맺게 된다.  

처음에 마술을 이용하여 모두를 벌하려던 푸로스퍼로의 마음은 화해와 용서의 마음으로 변한다는 것이 셰익스피어가 노년에 쓴 작품이기에 가능한 설정일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가 <템페스트>를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끝내기에 그는 노년에 접어 들면서 삶은 유한한 것이기에 덧없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구태여 복수라는 칼날을 빼들기 보다는 용서를 하는 관용의 마음을 베풀고 싶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원수라고 할 수 있는 나폴리 왕의 아들인 퍼디넌스를 폭풍우 속에서 일행들과 분리하여 자신의 딸인 미랜더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결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설정도 인생을 아름답게 그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지금의 시점에서 내용만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디 흔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해설을 읽어 보면 작품 속의 대사는 약강5보격의 무운시행이고 압운/각운까지 맞춰야 되는 소네트 시들이라고 하니 우리의 글로는 그런 의미를 옮길 수 없으니 어찌 이 희곡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건 우리의 시조를 다른 언어로 옮겼을 때에 그들의 언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분들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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