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2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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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오소희'의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오소희'는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그중의 대부분의 여행 에세이이다.

아들인 JB(중빈)가 22개월이 되었을 때에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여행했지만, 그때에는 남편도 함께 했다. 그후 아들이 세 살이 되자 한 달 동안 터키의 곳곳을 돌면서 보고 느낀 점을 쓴 책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오소희 / 에이지 21 / 2007>이다. 이 책은 2 년후에 개정판이 나온다.

세 살배기와의 한 달간의 터키여행,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지만, 저자의 여행스타일이나 육아방식은 남다르다. 그녀는 "따로 할 수 없다면 함께 즐겨라'라는 생각으로 아들과의 여행은 계속된다. 

이번에 그녀와 아들이 함께 떠난 곳은 남미, 일정은 3개월.

" 90 Days in South America "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남미 여행 1부 <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과 남미 여행 2부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이다.

약 1 년전에 출간된 책인데, 그때에 사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지금까지 읽지 못한 책인데,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를 읽다 보니 생각이 났다.

그중의 남미여행 2번째 이야기인 <그러므로 떠남은 옳다>는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칠레, 볼리비아 다시 칠레를 거치는 여행 에세이이다.

그녀의 여행 에세이는 여행정보를 담은 책은 아니다. 여행 스타일이 관광이 목적이 아닌 '사람여행'이기때문이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이다.

특히 그녀는 주로 제3세계를 여행하는데, 자신이 여행했던 곳에 청소년 도서관을 짓고 그곳에 독자들과 책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여행지인 남미 볼리비아에 네 번째 도서관이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행을 보고 느끼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여행지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가진 여행자이다.

남미는 치안상의 문제, 열악한 환경 탓에 여자 혼자 여행하기도, 아니 만 9살된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에는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니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에는 지난 2세기동안 남반구에서 가장 폭력적인 역사를 가진 나라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이기에 콜롬비아 국민들이 그리도 열광하는 축구장에 가는 것 조차도 조심스러운 곳이다.

엄마와 아들은 그런 남미의 사회상을 몸소 체험하면서 풍광이나 문화 여행 보다는 사람여행, 길거리 여행에 큰 비중을 둔 여행을 즐긴다. 물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절한 사람들도 있지만,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하루밤을 자기에도 불안하고 더러운 숙박시설을 마주치기도 한다.

이런 여행에서 아들인 중빈은 7 살때부터 제3세계의 어린이들과 연주도 하고 책을 읽는 활동을 함께 한다.

남미의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중빈이의 바이올린 연주소리, 때에 따라서는 제3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바이올린 교습까지 해 주면서 친구로서의 우정을 다진다.

그들은 커피농장투어, 카카오 농장 체험, 사막투어 등을 하면서 현지인과 다른 여행자와의 교류를 가진다.

이 책을 읽는 학부모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중빈이는 학교에 안 다닐까?'

'10살 아이가 학교를 안 가고 3개월 동안 남미 여행이라니...'

물론, 중빈이는 학교에 다닌다. 그러나 학교 교육만이 교육이 아님을 엄마와 아들을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나름대로의 여행을 통해서  제3세계와의 소통과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 집을 떠나서야 만날 수 있는 가족. 진하게 만나고 곧 헤어져 버리는 가족. 그런데 이 가족들은 지구 어디에서나 서로 다른 인종의 얼굴을 하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숱하게 만날 수가 있다. 그래서 한 번의 떠남이 소중하고, 한 명의 사람이 소중하고, 한 번의 만남이 소중해진다. 떠남을 계속하는 것이 소중해진다. " (p. 389)

우리들에게는 생각할 수도 없는 엄마와 아들의 여행일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의 소중한 여행이다. 그들의 3 달간의 거친 여행은 우리들의 어수선한 욕망과 채집 욕구로 인하여 너무도 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가진 것이 그리 많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아둥바둥하는 인간의 욕망을 보게 된다.

" 아디오스

가방 하나에 가득했던

순수 "  (p. 397)

 

새해 첫 날, 여행가방 하나에 가득했던 그 순수를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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