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길을 걷다 -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동화는 어린이들만이 읽는 책일까? 순수하고 무결점인 책,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을 읽고 싶다면 어른들도 동화책을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꽃들에게 희망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어린왕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강아지 똥>, <나무를 심은 사람>, <이기적인 거인>등은 언제 읽어도,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동화는 아주 짧은 글이고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에 이런 동화책은 책장에 꽂아 놓고 생각날 때마다 읽으면 살아가면서 삶의 활력소와 같은 마력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 동화란, 다만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른다. 한 조각의 희망들이 손잡고 풀처럼 대지를 뒤덮는 세상, 내가 보고 싶은 세상은 그런 세상이다. " (p. 279)

<어린왕자와 길을 걷다>는 이런 동화 20편(장르가 동화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감동을 주는 책)읽으면서 저자가 자신의 삶 속에서 느꼈던 이야기들을 함께 전해주고 있다. 단순한 동화이야기를 전달한다기 보다는 동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저자의 인생이야기를 말한다고 보면 좋겠다.

" 나에게 진심이 없다면 그것을 어디쯤에서 떨어뜨렸는지 동화가 알려주었다. 나에게 행복이 없다면 그 또한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  동화가 알려주었다. 동화는 그림으로 된 '인생지도'였다. 그 안에 잃어버린 모든 것들의 좌표가 들어 있었다. 꿈, 희망, 행복, 베품, 안식, 우정..." (p. 8)

저자인 '오소희'는 여행작가로 여러 권의 여행 에세이를 집필하였는데, 그 중에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있다.

여자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길도 만만하지는 않을텐데, 저자는 자신의 아이가 22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베트남, 라오스 등을 여행했고, 그의 여행 에세이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는 3살배기 아이와 함께 터키를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여행 에세이로 저자를 접했던 독자들은 이번에 동화 에세이로 저자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저자가 서점에서 선채로 읽고 소리없이 울었다고 하는데, 나는 나무를 보면 이 동화가 떠오르곤 한다.

산책길에 만나게 되는 나무들, 나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뿌리를 계단으로 밟고 오르내리도록 하지만, 사람들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되는  나무들을  모조리 잘라 밑둥만 남겨두기도 한다. 

 

 

 

   (사진출처: 어느날 산책길에서)

가을날 신촌길을 걷다가 도로를 정비하느라 은행나무들이 모두 잘리는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다.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으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던가...

워낙 '장 자끄 상뻬'의 그림은 특색이 있는데, 이 책 속의 빠알간 얼굴은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고 싶은 얼굴이 아니었던가. 구태여 장황한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간결한 글과 특색있는 그림이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를 뚜렷하게 나타내준다. 이것이 동화가 가지는 특징이 아닐까.

권정생의 <강아지똥>은 가장 더럽고 추한 것, 그러나 그것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 가장 비천한 것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이끌어낸다. 비천함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 것은 '기적'이 아니었다. 다맘 '희망'이었다. 강아지똥은 줄기차게 쓸모 있는 것이 되고 싶어 했다. 아름다운 것이 되고 싶어 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기다리고 인내했다. 그러던 어느날 민들레를 만났다. " (p. 104)

더럽고 보잘 것 없는 강아지똥, 그러나 그것이 거름이 되고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울 수 있었다. 희망을 버린 이는 똥이 되지만, 희망을 지닌 이는 꽃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이 보잘 것 없음을 받아 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강아지똥.

이외에도 <눈사람 아저씨>, <이기적인 거인>, < 작은 집 이야기>, <창가의 토토> 등은 자신의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어른들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인생의 길을 찾아 주는 마음지도 역할을 한다.

 

이 책은 여행작가로서 여행이야기를 전해주었던 저자가 동화를 통해서 자신의 마음지도를 찾아 나가는 이야기이다.  여행작가답게 여행이야기, 가족 이야기, 친구이야기,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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