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완간을 축하합니다. 바둑판 앞에는 오목을 둘 때만 앉아 본 나에게 이 책은 처음에는 좀 생경스러웠다. 그건 이 책의 배경으로 조훈현 9단과 녜웨이핑 9단이 1989년 9월에 제1회 응씨배 결승5번기 제5국(최종국)의 기보 해설이 바탕이 된다. 이 대국이 어떤 대국이었는지, 녜웨이핑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내가 이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바둑을 둘 줄 안다면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겠지만, 바둑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라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미생(未生)이란 바둑에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이 되는데, 두 집을 만들지 못한,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 바둑 용어이다. 아직 완전하지 않으니, 상대방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미생>은 바둑의 세계에 직장생활을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 나가니, 미생이란 책 제목 자체에서 직장생활의 애환이 묻어 나는 그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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