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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커피기행 1 - 고대 문명과 예술을 찾아 떠난 ㅣ 세계 커피기행 1
최재영 글.사진 / 북스타(Bookstar) / 2013년 9월
평점 :
프랑스 정치가인 '찰스 드 모리스 탈레랑'은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 "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향기롭고 달콤하다" (p. 89)는 말로 커피를 표현했다.

이제 커피는 우리의 생활에서 '악마의 유혹'처럼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다. 그런 커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이 한 권의 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
<세계 커피 기행>을.
어떤 분야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떤 계기가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인 '최재영'도 인천 소재의 국립대학 공무원이 되면서 세계 문명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세계 문명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지만, 그 깊이는 음악, 음식문화에 이르게 된다.
그후, 지구촌의 차(茶)문화를 테마로 현지답사를 하게 되면서 차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된다.
그가 15년간에 걸쳐서 틈틈히 세계 7대 문명지를 비롯한 54개국의 문화기행을 하면서 고대신화, 세계사, 의식주, 전통차에 대한 탐구를 2권의 책에 담게 되는데, 그 책이 <세계 커피기행> 1권과 2권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찾아 갔던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에 대한 여행기의 성격을 띄고 있으면서 세계의 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2가지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책이다.
첫 인류의 탄생지이며 커피의 발생지인 케냐와 에티오피아로 부터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계 커피의 기원은 기원전 8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전에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서 아라비카 나무를 발견하면서 세계에 전파된다. (다른 설도 있지만)
기원전 1356년 투탕카멘 왕의 무덤 속에서는 차를 마시던 도구와 찻잔이 고스란히 원형 그대로 발굴되기도 하니, 이집트에서도 커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커피를 마시는 것 보다는 향을 맡는 것을 즐겼다고 하니, 그녀가 세계 최초의 여성 커피 마니아가 아니었을까.
이집트 카이로는 그래서 세계 최초의 커피가 시작되고 카페가 시작된 역사적인 도시라 할 수 있다.
터키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들여와 발전시켰으며, 커피 도구와 세트를 개발하여 전세계에 보급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계 각 지역에서는 왕실을 중심으로 커피가 기호품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그들이 즐기던 커피의 맛과 향, 끓이는 방법, 도구 등은 조금씩 달랐다.

<세계커피 기행 1>에서는 '인류의 커피의 고향'을 찾아서 케냐, 에티오피아, 이집트, 터키
' 고대 문명에 담긴 커피향'을 찾아서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모로코.
'찬란한 예술을 꽃피운 커피 문화'를 찾아서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모, 헝가리.
' 자연과 행복, 그리고 커피 사랑'을 찾아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영국, 벨기에를 간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꼭 커피를 찾아 나섰다기 보다는 세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문화를 접해 보려는 생각에서 떠난 여행길에 커피와 관련된 곳들을 찾아 다니게 된 경우들도 있고, 혼자 떠난 커피 여행이라기 보다는 동반자가 있었던 여행들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그 곳만의 특별한 커피, 카페, 그리고 거기에 커피 농장 방문과 생두 채취, 체리 가공, 로스팅 등의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들이 소개된다.
그래서 책 중간 중간에는 '커피학 개론'을 비롯하여 'CAFE TIP' 등을 통해 세계 커피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있다, 없다'는 말이 많은데, 우리가 말하는 비엔나 커피는 아인슈패너 (Einspnner) 또는 멜란지 (Melange)라고 하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비엔나 커피를 찾으니, 어떤 카페에는 Melange(Viennese coffee)라 써 놓기도 한다.
그가 맛 본 비엔나 커피는,
" 비엔나 커피 역사는 1687년 터키 오스만 제국의 침공으로 시작된다. (...) 그런데 오스트리아 사람 중에 아랍 풍습을 조금 아는 사람이 이것을 로스팅하고 커피에 우유와 크림을 넣고 거품을 내어 초콜릿 가루를 뿌리고 마셨다. (...) 그 후 오스트리아인들은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면서 이슬람제국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 ( 잔 위로 둥글게)으로 커피와 케이크를 만들어 먹었고 1689년부터 비엔나 커피라는 이름으로 베니스, 런던,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전파되었다. " (p.p. 204~205)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대표 커피에는,
" 이 커피는 진한 커피 150 ml + 달걀 노른자 1개 +그래뉴 당 1 Ts+ 휘핑크림 1Ts+코코아 가루 적당량인데, 우리의 쌍화탕처럼 커피향과 달걀 노른자가 어울리며 진한 단백질 차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 (p. 249)
커피를 하루에 서너 잔을 마시지만,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다가 가끔씩 커피 전문점에 가면 어떤 커피를 주문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하게 되는 나에게 이 책은 커피에 대한 내용은 커피에 대한 상식을 높여 주는 정도이지, 큰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책 속에 소개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는 커피 맛을 보고 어느 나라에서 재배된 어떤 커피로 어떻게 로스팅했는가까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체험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은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커피 전문 서적으로 읽어도 좋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세계 문화 기행문으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