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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이 좋다 - 불영사 자연 그대로의 밥상 ㅣ 불영사 사찰음식 시리즈 3
일운 지음 / 담앤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채식만을 하는 스님들의 먹거리는 주변의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로 담백하게 차려지는데, 그 음식들에는 몸에 좋은 성분들이 가득 담겨 있다.
산과 들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들을 보면 우리의 밥상에는 전혀 올라오지 않는 식물들이 많이 있다.
어릴적에 집 뒷뜰에는 가죽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뭇잎을 식재료로 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었다.
불영사에서는 가죽나무를 이용하여 가죽나물전도 부치고, 가죽 겉절이도 한다. 
그밖에 특이한 식재료로는 불영사가 있는 경북 울진의 앞 바다의 바위에 붙어 있는 도박을 이용하여 도박전을 부치기도 한다.

곤드레는 예전에는 좀 생소한 식재료였지만, 요즘에는 곤드레 나물과 곤드레 밥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부지깽이나 금낭화도 나물 볶음에 응용된다.
불영사의 일운 스님과 비구니 스님들이 직접 만들어서 투박한 접시에 담아낸 사찰음식은 영양밥, 스프, 튀김, 떡, 전, 볶음, 조림, 무침,찜 그리고 간장이나 된장으로 만든 장아찌 까지 132 종류의 음식을 선보인다.

그동안 사찰음식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 책들과 <사찰음식이 좋다>의 다른점이라면, 이 책 속에는 사찰음식이라기 보다는 퓨전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브로콜리 스프, 두릅 누드 김밥, 애호박 야채 스파게티, 누룽지가지 탕수이, 애호박 감자 샐러드, 무쌈말이 등도 소개되어 사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사찰음식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약재와도 같은 풀 종류도 많이 있어서 사찰음식은 어떤 병에 약효가 있다는 식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아스파라거스는 혈압, 곤드레는 당뇨와 고혈압, 금낭화는 피부병, 취는 체내 염분 배출, 부지깽이는 해열, 국화는 간의 열, 대추는 신경안정, 참나물은 뇌 활성, 고구마줄기는 구토와 설사, 씀바귀는 암세표 억제에 좋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 속의 음식들은 화려한 요리가 아닌, 밥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수수한 음식들이기에 조리법도 간단하여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책 속에 나온 아욱죽을 보니, 엄마가 해주던 아욱죽 생각이 난다. 된장과 고추장이 3:1 정도로 들어간 아욱죽은 가을에 먹으면 식욕이 날 듯 한데....

얼마전에 씀바귀로 김치를 담꿨는데, 예전에 먹던 씀바귀 보다는 쓴 맛이 강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런 것들도 산에서 채취하기 보다는 농가에서 재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은 정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에 대한 내용을 담아내는 책임에도 책 속 구석 구석에는 스님이 전해주는 깨달음의 말씀이 함께 적혀 있다.

" 사람이 사람에게 정성을 다할 때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마음을 다한 음식은 그 하나의 재료가 사람을 살리고 세상도 밝힌다. " (p. 98)
" 같은 요리도 먹는 사람에 따라 달리 느껴지듯 똑같이 펼쳐진 세상도 우리들의 마음에 따라 각기 다른 세상으로 태어납니다. " (p. 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