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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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소설이라는 생각을 떠나서 중국의 사회상과 오늘날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느끼고 있었던 중국의 두 얼굴을 대면하는 듯하다. 경제적으로는 G2의 위상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의 중국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IMF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물리치고 2016년에는 G1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늦어도 2020년까지는 G1이 된다는 예측도 있다. 그건 14억이란 인구가 가져다 주는 화려한 겉모습이지, 국민들은 그에 너무도 못 미치는 것이다.

<정글만리>1권과 2권에서 전개되던 승승장구하던 골드그룹 왕링링이 벌여 놓았던 개발 사업은 하루 아침에 그녀가 모든 돈을 챙겨서 도주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꽌시로서 철석같이 믿었던 샹시원도 얼나이와 미국으로 도주하게 되니, 중국이란 나라는 인간의 욕망으로 뒤엉킨 정글임을 실감나게 해 준다.

이 정글에서 성공을 하겠다고 중국으로 진출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의 황홀한 호항은 몇 년 뿐. 한국 사람 못지 않은 손재주를 가진 중국인들은 우리의 단순 기술을 습득하여 중국시장으로 진출하여 동반자 아니 경재자로 돌변한다.

중국인들에게서 그런 일은 비일비재로 일어나는 일이니, 그들에게 그건 비양심적인 기술도둑도 아니요, 몰염치한 배은망덕도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부자 되세요'이다. 거기에 착안해서 만들어 낸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리화(梨花) 8송이가 새겨진 명품 빨간 지갑. 소설 속의 이야기이지만 중국인들의 성향을 엿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중국인의 과시욕은 저택에서도 나타나는데, 중국 부자들은 쌍둥이집을 짓는다. 나란히 들어선 쌍둥이 집 중에 한 채는 그들의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지만, 한 채는 껍데기뿐이란다. 겉모습은 수입산 대리석으로 으리 번쩍하게 짓지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껍데기뿐인 집이라니....

이런 중국에서의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고 하니, 꽌시나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극에 달해 있다. 

한국과 중국은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나라인데, 그건 바로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리라. 수천년 역사관계, 근현대사에서 이념의 차이가 그 주된 요인이다.

<정글만리>는 중국의 민낯을 보는 느낌이다. 중국의 화려한 겉 모습 뒤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정리한 보고서 같은 소설이다.

조정래 작가가 꼭 쓰고 싶었다는 중국과 관련된 소설이 <정글만리>이다.

1권에서 3권까지 약 1200 페이지에 이르는 긴 소설이지만,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읽을 수 있기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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