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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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가 네이버를 통해서 네티즌과 먼저 만났던 소설인 <정글만리>는 다각도에 걸친 자료조사와 약 2년간의 현지답사를 통해서 쓰여진 소설이다.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첫 번째 권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이야기의 전개과정은 등장인물들의 갈등구조나 이해관계의 얽힘에서 오는 박진감 넘치는 내용이 아닌 몇 명의 인물들에 의해서 그들의 삶을 통해서 중국을 어떤 경제발전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들여다 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생각을 통해서 중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들여다 본다.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보는 중국의 이야기는 왕링링과 앤디 박의 이야기에서 잘 나타난다. 그들은 동양인의 피가 몸 속에 흐르지만, 서양에서 살았기에 서양인들이 보는 중국인에 대한 시각을 들려준다. 서양인들은 동양인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기에 중국이 G2의 경제댁국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을 미개국 정도로 얕잡아 보고 멸시하면서 그런 위치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G2가 된 것은 기적이고, 앞으로 G1이 된다면 그건 더 큰 기적이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서양인들이 이런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다 보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런 바탕에는 경제대국이 되기는 했지만, 중국인의 의식구조는 그에 너무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짝퉁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서양의 명품들은 진짜 보다 더 진짜처럼 만드는 재주(?), 당간부나 고위관리들이 거침없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행태, 중국 여성들의 성문란, 고위층이 부인 외에 몇 명씩의 얼나이를 두는 풍조, 2500년전에는 여필종부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에는 숭녀공처(崇女恭妻)라 하고, 이혼율은 세계 1위로 하루에 5천 쌍이 이혼을 하는가 하면, 농민들은 도시로 들어와서 농민공으로 값싼 노동의 댓사를 받기도 하고, 계획생육정책의 부작용으로 무호적자가 증가하고, 문맹은 약 5천만 명에 이르고...

이런 구체적인 사례들은 중국이 제조업에 무한정 투입한 값싼 노동력의 힘으로 경제적으로는 성장했을지 모르나, 국민들의 사고방식과 도덕성은 그에 걸맞게 높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면서도 세계인들의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는다.

" 그러면서 G2가 된 걸 보면 참 희한하고요. 중국은 뒤죽박죽 뭐가 뭔지 제대로 알기가 무척 힘든 나라예요. " (p.168)

" (...) 중국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하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 (p. 381)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드는데, 과연 중국이 오늘날과 같은 경제와 국민들의 가치관과 도덕성, 문화수준이 엇박자로 겉도는데,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경제 강국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14억이란 인구의 힘이 이렇게 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작가는 오늘날 중국이 이루어 놓은 것들의 뒤에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중국이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들을 <정글만리>를 통해서 세심하게 다룬다. 

이 소설을 중국인이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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