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페르노 1 >

 

 

 

 

 

 

 

 

 

 

 

 

 

'소설계의 빅뱅'으로 떠오른 '댄 브라운'의 소설은 한 편의 스릴 만점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계적인 도시를 넘나들면서 그 도시의 구석 구석을 여행자가 여행을 하듯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 나오는 도시들을 언젠가 가 본 적이 있다면, 그 도시가 파노라마처럼 머리 속을 스쳐간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은 하버드대학교의 미술사와 기호학 교수답게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다룬다.

그리고 그의 소설의 특징이라면 박진감 넘치는 쫓고 쫓기는 한 판 승부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펼쳐진다.

<다빈치 코드>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다빈치가 의도적으로 숨겨 놓았을 것이라는 암호를 찾아서, 그리고 예수의 마지막 성배를 찾아 유럽의 여러 성당과 성채를 찾아 다니는 이야기를.

그리고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보다 더 치밀한 구성으로 첨단 과학과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  비밀결사단인 일루미니티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로버트 랭던을 교황청 하늘 위까지 올라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처녀작인 <디지털 포트리스>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NSA와 프로그래머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려냈다.

<로스트 심벌>은  워싱턴 D.C. 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프리메이슨'의 놀라운 비밀들을 찾아가면서 피라미드와 갓돌에 얽힌 암호를 풀어나가는 과정들이 그려진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언급되곤 했던 '프리메이슨'이 미국 건국을 비롯한 도시건설에도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 지금도 정치, 경제계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알게 모르게 작용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댄 브라운'의4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가 소설 속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추리력과 상상력, 그리고 소설마다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그가 문학, 예술, 건축물, 역사 등에 박학박식하여 어떤 책을 통해서도 읽지 못했던 진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는 것이 그의 소설에 심취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로스트 심벌>이후 4년만에 '댄 브라운'은 단테의 <신곡>을 구성하고 있는 세 권의 작품 중에 첫 번째 이야기인 <인페르노>를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런데, 단테의 <신곡>은 불후의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읽으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할 당시만 해도 '댄 브라운'의 소설이라는 것은 관심이 가지만, 단테의 <신곡>을 변주했다는 것에는 읽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런데, <인페르노>를 읽으면서 '로버트 랭던'에 의해서 신곡의 행간에 감추어진 깊은 의미까지를 친절하게 해석해 주기에 <신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가 <신곡>을 얼마나 열심히 분석했는가를 알 수 있고, 그와 병행하여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을 비롯하여  두오모 성당, 세례당, 천국의 문 등 뿐만 아니라 단테와 관련된 예술 작품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의 제목인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지하 세계로서, 지옥을 일컫는 말로, '그림자'라 표현되기도 한다. 즉, 삶과 죽음 사이에 갇혀 있는 곳을 의미한다.

<신곡>의 '인페르노'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린 그림 중에는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가 있는데, 그 그림을 교묘하게 변형시킨 그림이 이 소설의 시작이 된다.

   

 자료 검색 : Daum -  (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 <단테의 초상>)

 

어떤 이유에서 피렌체에 왔는지를 알 수 없는 랭던, 그는 컨소시엄의 추격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퇴행성 단기 기억 상실 증상을 보인다. 그를 도와주는 여의사 시에나와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피해서 도망 다니면서 예술과 건축, 기호학의 해박한 지식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헤쳐나간다.

그의 환각 속에는 수많은 시신들, 거꾸로 반쯤 묻힌 다리에 그려진 R자의 의미, 새부리 모양의 가면이 허공에 떠 있는 모습 등....

그건 바로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의 변주이기도 하고, <신곡>의 '인페르노'에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찾아 낸 CATROVACER, 흑사병 가면, 그리고 '진실은 오로지 죽음의 눈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문장.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면서 알게 된 '조브리스트'와 '엘리자베스 신스키' 의 대립관계를 알게 되는데....

거기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사이의 모순이 존재한다. 의학의 발달로 생명이 연장되기에 지구의 인구는 급증하게 되고, 이런 인구과잉은 아프리카의 출생률 증가와 노인 부양이라는 과제를 남기게 되니...

조브리스트의 주장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지구의 인구를 솎아 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조브리스트의 음모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으니....

이그나치오가 죽음의 문턱에서 남긴 말,

'당신이 찾는 것은 안전하게 숨겨 놨어요. 당신을 위해 문이 열려 있기 하지만, 서둘러야 해요. 파라다이스 24. 부디 성공하기를' .

단테의 <신곡>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 있기에...

 

세계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추앙받는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구성하는 세 권의 작품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14,233행에 달하는 대서사시《신곡》은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결국은 천국에 도달하는 단테의 숨 막히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인페르노(지옥)>, <푸르가토리오(연옥)>, <파라디소(천국)>로 이루어진 3부작 중에서도 이 <인페르노>가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p.105)

<인페르노>는 1권에서는 피렌체, 2권에서는 베네치아가 소설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랭던과 시에나가  비밀집단인 컨소시엄에게 쫓기면서 가게 되는 피렌체는 '댄 브라운'이 자세하고도 섬세하게 묘사하기에 그곳의 장면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과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가져다 준다

 

<인페르노 2>

 

 

 

 

 

 

 

 

 

 

 

 

 

 

<인페르노>는 이야기의 전개도 흥미롭지만 그 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불후의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단테'의 <신곡>의 내용들이다.

<신곡>은 서사시이기에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꿰뚫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댄 브라운'은 <인페르노>를 통해서 어느 정도이나마 알려준다.

" 다분히 우화적인 요소가 내포된 단테의 글은 종교와 정치, 철학에 대한 언급을 교묘히 숨기고 있는 대목이 워낙 많기 때문에, 랭던은 종종 학생들에게 이 이탈리아 시인의 작품을 공부할  때는 성경을 공부할 때와 마찬가지로 행간을 읽고 그 속에 감추어진 더 깊은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충고를 들려주곤 했다." (p. 77)

보티첼리에 의해서 그림으로 그려진 딘테가 상상하는 지옥의 모습은 그 누구도 그런 모습으로 상상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9층 구조로 된 거꾸로 박힌 원뿔형의 지옥의 층마다 괴로움에 신음하는 사후의 인간들. 그런 고통을 상상한다면 인간은 좀 더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가지 않을까.

단테는 지옥에서 연옥, 그리고 천국까지를 순례하게 되는데, '댄 브라운는 과연 지옥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을까.

<인페르노 1>은 단테의 자취가 남아 있는 피렌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장소적 배경은 베네치아로 옮겨 간다. '댄 브라운'의 소설들의 특징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도시를 마치 여행자가 길을 찾아 걷듯이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인페르노>에서도 '댄 브라운'은 세계적인 명소가 가득 차 있는 피렌체, 베네치아, 그리고 이스탄불에 이르기까지 거리 곳곳을, 그리고 그 도시의 명소들을 빠짐없이 그려 나간다.

이 작품은 특히 도시와 건축물, 유적 등에 대한 묘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그 세 도시를 여행한 적이 있는 나에게는 장소적 배경의 묘사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한 '댄 브라운'의 소설은 추격전을 방불케 하는 주인공의 쫒기는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하기에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데, <인페르노>는 '댄 브라운'의 어떤 소설 보다도 영화로 보아야 실감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로버트 랭던은 쫒기면서 자신의 박학다식한 지식을 동원하여 사건의 퍼즐을 하나 하나 찾아 나가게 되는데, <인페르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반전의 묘미를 항상 염두에 두고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댄 브라운'의 소설을 한 권이라도 읽은 독자들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소설읽기이기에 '로버트 랭던'의 측근 인물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인페르노2>의 중반부에 이르러서 갑자기 앞의 이야기들을 뒤집는 반전의 설정은 어딘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거둘 수 없기에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하지만....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중의 지옥편을 21세기 현재의 시각으로 재조명해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한데,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 중에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가 지구에 미치게 되는 상황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인 WHO의 엘리자베스 신스키와 비밀단체 컨소시엄의 버트란트 조브리스트의 대립이 있게 되는데, 조브리스트는  지구의 파멸을 예고하는 끔찍한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남기게 되고, 그것을 찾아 없애야 하는 상황에 로버트 랭던이 투입된다. 

그러나, 그는 머리 총상에 의해 단기 기억상실증을 나타내게 되는데...

조브리스트가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서 퍼뜨리려고 하는 것은 아마도 흑사병 병원균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데...

"이제 그 날이 가까워 온다. 내 밑에 잠들어 있는 인페르노는 자궁에서 솟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소닉 몬스터와 복수의 여신들이 그것을 지켜 볼 것이다.

나의 행동은 한없이 거룩하지만, 나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죄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일곱 가지 죄악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죄, 누구도 외면하기 힘든 유혹에 빠지는 죄를 지엇다.

(...) 인류는 구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무시무시한 인페르노의 문을 영원히 봉인한 자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 하마터면 인류를 죽일 뻔했던 바로 그 기하급수적인 생명의 폭발이 또한 인류의 구원이 될 것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의 아름다움....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이 유일한 전망을 가진 신의 법칙을 따를 것이다. " (p.p. 88~89)

 인구 과잉을 막기 위한 테러 카운트 다운은 내일로 다가오고, 그것을 막기 위하여 랭던은 '그라운드 제로'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 속에서 우린 무얼 생각해야 할까?

지구에 닥칠 재앙은 비단 인구문제만은 아닐텐데, 그 해결을 위해서 인간은 어떤 입장을 택해야 할 것인가.

조브리스트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문제해결의 정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상에 일어나는 도덕적 위기에 무관심한 것은 그 또한 최대의 죄악이라고 한다.

<인페르노>를 읽는내내 '단테'의 <신곡>이 머리에 맴돈다. 이번 기회에 <신곡>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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