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1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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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계의 빅뱅'으로 떠오른 '댄 브라운'의 소설은 한 편의 스릴 만점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계적인 도시를 넘나들면서 그 도시의 구석 구석을 여행자가 여행을 하듯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에 나오는 도시들을 언젠가 가 본 적이 있다면, 그 도시가 파노라마처럼 머리 속을 스쳐간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로버트 랭던은 하버드대학교의 미술사와 기호학 교수답게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다룬다.

그리고 그의 소설의 특징이라면 박진감 넘치는 쫓고 쫓기는 한 판 승부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펼쳐진다.

<다빈치 코드>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다빈치가 의도적으로 숨겨 놓았을 것이라는 암호를 찾아서, 그리고 예수의 마지막 성배를 찾아 유럽의 여러 성당과 성채를 찾아 다니는 이야기를.

그리고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보다 더 치밀한 구성으로 첨단 과학과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  비밀결사단인 일루미니티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서 로버트 랭던을 교황청 하늘 위까지 올라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처녀작인 <디지털 포트리스>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NSA와 프로그래머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그려냈다.

<로스트 심벌>은  워싱턴 D.C. 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프리메이슨'의 놀라운 비밀들을 찾아가면서 피라미드와 갓돌에 얽힌 암호를 풀어나가는 과정들이 그려진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언급되곤 했던 '프리메이슨'이 미국 건국을 비롯한 도시건설에도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 지금도 정치, 경제계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알게 모르게 작용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댄 브라운'의4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가 소설 속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추리력과 상상력, 그리고 소설마다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그가 문학, 예술, 건축물, 역사 등에 박학박식하여 어떤 책을 통해서도 읽지 못했던 진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는 것이 그의 소설에 심취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로스트 심벌>이후 4년만에 '댄 브라운'은 단테의 <신곡>을 구성하고 있는 세 권의 작품 중에 첫 번째 이야기인 <인페르노>를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그런데, 단테의 <신곡>은 불후의 명작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읽으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할 당시만 해도 '댄 브라운'의 소설이라는 것은 관심이 가지만, 단테의 <신곡>을 변주했다는 것에는 읽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었다.

그런데, <인페르노>를 읽으면서 '로버트 랭던'에 의해서 신곡의 행간에 감추어진 깊은 의미까지를 친절하게 해석해 주기에 <신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가 <신곡>을 얼마나 열심히 분석했는가를 알 수 있고, 그와 병행하여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을 비롯하여  두오모 성당, 세례당, 천국의 문 등 뿐만 아니라 단테와 관련된 예술 작품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의 제목인 인페르노는 단테의 <신곡>에 묘사된 지하 세계로서, 지옥을 일컫는 말로, '그림자'라 표현되기도 한다. 즉, 삶과 죽음 사이에 갇혀 있는 곳을 의미한다.

<신곡>의 '인페르노'에서 영감을 받아서 그린 그림 중에는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가 있는데, 그 그림을 교묘하게 변형시킨 그림이 이 소설의 시작이 된다.

   

 자료 검색 : Daum -  (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 , <단테의 초상>)

 

어떤 이유에서 피렌체에 왔는지를 알 수 없는 랭던, 그는 컨소시엄의 추격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퇴행성 단기 기억 상실 증상을 보인다. 그를 도와주는 여의사 시에나와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피해서 도망 다니면서 예술과 건축, 기호학의 해박한 지식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헤쳐나간다.

그의 환각 속에는 수많은 시신들, 거꾸로 반쯤 묻힌 다리에 그려진 R자의 의미, 새부리 모양의 가면이 허공에 떠 있는 모습 등....

그건 바로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의 변주이기도 하고, <신곡>의 '인페르노'에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찾아 낸 CATROVACER, 흑사병 가면, 그리고 '진실은 오로지 죽음의 눈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문장.

추리에 추리를 거듭하면서 알게 된 '조브리스트'와 '엘리자베스 신스키' 의 대립관계를 알게 되는데....

거기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사이의 모순이 존재한다. 의학의 발달로 생명이 연장되기에 지구의 인구는 급증하게 되고, 이런 인구과잉은 아프리카의 출생률 증가와 노인 부양이라는 과제를 남기게 되니...

조브리스트의 주장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지구의 인구를 솎아 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조브리스트의 음모는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으니....

이그나치오가 죽음의 문턱에서 남긴 말,

'당신이 찾는 것은 안전하게 숨겨 놨어요. 당신을 위해 문이 열려 있기 하지만, 서둘러야 해요. 파라다이스 24. 부디 성공하기를' .

단테의 <신곡>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 있기에...

 

세계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추앙받는 <인페르노>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구성하는 세 권의 작품 가운데 첫 번째 책이다.

14,233행에 달하는 대서사시《신곡》은 지하 세계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결국은 천국에 도달하는 단테의 숨 막히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인페르노(지옥)>, <푸르가토리오(연옥)>, <파라디소(천국)>로 이루어진 3부작 중에서도 이 <인페르노>가 가장 널리 읽히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p.105)

<인페르노>는 1권에서는 피렌체, 2권에서는 베네치아가 소설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랭던과 시에나가  비밀집단인 컨소시엄에게 쫓기면서 가게 되는 피렌체는 '댄 브라운'이 자세하고도 섬세하게 묘사하기에 그곳의 장면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과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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