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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발견 - 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 EBS 교육대기획 학교의 고백
EBS 학교의 고백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8월
평점 :
EBS 교육방송을 즐겨 보지는 않지만, EBS 방송에서 교육기획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책들은 여러 권을 읽어 보았다. 교육기획 프로그램의 특징은 오랜 시간을 가지고 기획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것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10년 <학교란 무엇인가> 10편의 다큐멘터리에 이은 기획으로 <학교의 고백> 10부작이 방송되었는데, 그중의 1편에 해당하는 내용은 <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아이의 발견>이다.
그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놓은 것이 <아이의 발견>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방해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도 않고, 무엇이 그리도 급한 지 엄마들이 먼저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방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보던 중에 나온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극중 인물인 김서현이 마선생에게 '공부는 왜 해야 되나요?" 라는 질문을 한다. 마 선생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 공부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니야. 공부는 하게 되는 거야. 공부는 교과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야. 공부는 시험을 치기 위한 것도 아니야. 모든 인간이 가진 세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공부는 이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야. 그러니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공부의 목적일 수 없어. 시험과 성적이 공부의 모든 결과일 수도 없고. 멍청한 너희들은 공부를 하기 싫은 의무쯤으로 생각하지만 공부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야” ( 드라마 '여왕의 교실'중에서)
이 드라마를 처음에는 보지를 않았는데,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드라마의 내용이 관심이 가서 며칠 간에 걸쳐서 드라마를 보았다. 물론, 마선생의 교육 방법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교사로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서슴치 않고 한다. 또한 초등학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독설도 아무 거리낌없이 내뱉는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진심을 깨닫고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그 길을 향해 가는 모습으로 끝맺기는 하지만, 분명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내용들이 많다.
드라마에서 인용한 대사 중에 '인간이 가지는 세상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인 공부는 아이들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하게 되는데, 자기 주도성과 자발성은 이미 만 6세에 거의 형성되고, 만 12세에는 완성된다. '호기심' 즉, 아이들이 놀이를 즐거워 하는 것은 내적동기가 있기 때문인데, 공부에도 내적 동기가 있어야 즐겁게 할 수 있고,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자기를 조절하고 통제해야하는 상황을 인생에서 처음으로 마주합니다." (p. 67)
그런데, 엄마들이 아이들의 놀이까지 개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어 동영상을 틀어주거나 노는 것을 지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 주는 것이 훨씬 아이들의 자발성을 키워 줄 수 있다.
' PART 3 : 정치교실, 그 속에서 배우는 사회성' 에서는 어린이 회의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의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세대나 자녀세대가 별로 변한 것이 없는 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세상을 읽는 사회의 작은 축소판이 '정치'이다. 정치교실을 통해 학급에서 정당을 만들고, 정당의 공약도 발표하고, 투표도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는 방법인 대화와 타협을 배우게 된다.

기성세대인 정치인들의 토론하는 모습을 보아도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정당의 옹호하는 주장만을 일삼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기에 아이들이 어려서 부터 이런 교육을 받는 것이 얼마나 공감능력을 높여주는 것인가를 알 수 있다.

' PART4: 세상을 이해하는 특별한 능력'에서는 시간장애학생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먹이를 주는 '코끼리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가 없어서 태국에서 하게 된 프로젝트인데, 코끼리와 함께 지내고 난 후에 찰흙으로 코끼리 만들기를 한다. 시각장애 학생들은 '기억과 마음의 느낌을 찰흙으로 표현한다.

"교육이란, 그렇게 서로 다른 개인의 생각과 편견이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은 볼 수 있다. 그 미묘한 차이를 놓칠 때 우리의 교육도 길을 잃는다. " (p. 222)
이외에도 유치원에서의 놀이교육, 역전클럽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들이 자기주도성,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하에 기획되고, 심층적으로 분석되고, 그에 의해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준다.
세상의 편견을 뒤집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틀에 박힌 발상을 뒤엎는 교육을 시도할 때에 아이들은 무한한 잠재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엄마들이 새로운 생각들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