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들리는 순간 - 인디 음악의 풍경들
정강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당신이 들리는 순간>은 인디 음악에 대해서 무지한 나에게 인디 음악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준 책이다.

'인디'는 Independent를 일컫는 말로,영화나 음반 제작에 있어서 소규모의 예산을 가지고 상업주의적인 작품이 아닌 개성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행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인디 밴드의 경우에는 1990년대 중반 홍대 둘레에서 생성된 밴드들을 기존 음악 시장과 구별 짓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런 용어를 누가 처음 쓰게 되었는지, 어떤 규정에 의해서 이렇게 구분짓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이 책 속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디밴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단순히 인디밴드를 소개하기 보다는 그들의 음악 세계를 조명해 본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인디밴드 중에 '언니네 이발관', ' 장기하의 얼굴들', '산울림', ' 강산에', '김광석' 등 정도 알고 있지만, 그 중에도 '언니네 이발관'은 밴드 보컬인 '이석원'의 저서인 <보통의 존재>를 통해서, '장기하'는 <안녕, 다정한 사람>,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 음악 보다는 책을 통해서 먼저 알게 된 뮤지션이다.

 ( 언니네이발관 앨범들 -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검색)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검색)

그러니, 나에게 이 책은 인디 밴드에 대한 개념에서 부터 그인디 밴드의 형성과정, 멤버, 밴드의 음악 성향 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책의 구성은 4부로 되어 있으며, 각 부의 끝부분에는 '인디 클래식'이란 코너를 통해서 한국 인디 음악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뮤지션인 '산울림', ' 한국재즈 1세대밴드', '빛과 소금',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1부: 인디록 밴드의 음악 풍경들 그리고 한국 인디 음악의 뿌리를 찾아 본다.

여기에서 소개된 인디 밴드 중에 '언니네 이발관'은 " 당대의 시인과 겨룰 정도의 시적인 노랫말을 구사하는 밴드" (p. 57)로 보컬인 이석원은 많은 존재들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 언니네 이발관은 가장 우울한 방식으로 가장 먼저 몰락해버림으로써 이미 몰락한 사람들의 우울함을 다독인다. " (p.58)

언젠가 <보통의 존재>를 읽고, 그 책의 내용이 좋아서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찾아서 들었던 적이 있는데, 과연 시적인 노랫말들이 마음을 설레이게 했었다.

또한 '장기하'의 노랫말을 보면 '없다'의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랫말에 '없다'를 난발하기도 하고, 직설적인 노랫말로 어떻게 보면 입에 담기 어려운 가사들이 나오기도 한다.

너무도 잘 알려진 <아니 벌써>의 산울림은 35 년전에 등장한 토속밴드로 한국어로 한국의 록을 연주하는 팀의 탄생이기도 했다. 구어체 노랫말과 한국적 록의 멜로디는 누구나 흥겹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2부: 주류 음악에서 접하기 힘든 다채로운 장르를 실험중인 인디 밴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 소규모 밴드 이야기

대개의 경우 밴드는 3명에서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단 2명으로 구성된 밴드들도 많이 있다. 한 사람은 기타를 치고, 한 사람은 보컬인 밴드인데, '가을방학', ' 소규모 아카시아밴드', '십센치','옥상달빛' 등 이다.

4부 : 나 홀로 곡을 쓰고, 나 홀로 연주하고, 나 홀로 노래하는 1인 밴드

무리의 음악에서 탈출한 나 홀로 뮤지션들의 달라진 음악의 결을 이야기한다. 그중에 대표적인 밴드가 '강산에'이다. 그의 작품들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강산에'는 평생 악보를 그린 적이 없는 악보를 볼 줄 모르는 뮤지션이라는 점이다.

" 그는 작곡이란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음악이론을 몰라도 자신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음계를 찾아 나열하면, 그게 음악이 된다고 믿는다. 강산에에게 음악이란 한없이 사소한 몸짓이다. " (p. 190)

4부의 '인디클래식'에서는 김광석을 조명해 본다.

" <사랑했지만>을 부르며 연인을 떠나 보내고, <이등병의 편지>를 훌쩍이며 입대하는 풍경은 습관처럼 익숙한 일이었지요. 그러니까 당신은 지난 15년간 단 한 순간도 이편 세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건너간 저편 세상이란, 실은 당신의 저 아름다운 노래 속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p. 245)

이 책의 저자인 '정강현'은 중앙일보 가지로 칼럼을 통해서 이 책에 실렸던 인디밴드의 이야기들을 이미 소개한 바가 있다. 그것들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이 만들어 졌기에 그동안의 저자가 많은 뮤지션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농익은 내용들이 이 책 속에 녹아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인디밴드를 소개하는 책에 머물지 않고, 인디 뮤지션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까지를 이 책 속에 담아 놓았다. 특히 뮤지션들의 창작물인 노래가사들을 많이 실어 놓았는데, 그것은 비록 뮤지션의 연주를 듣지 못했더라도 그들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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