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짜장면 더 주세요!/ 이혜란 글 그림, 사계절, 2010>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짜장면 !!
이 책에서는 중국 음식점을 하는 아빠와 엄마의 일상을 통해서 중국 음식점의 모든 것, 그리고 중국 요리사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를 낱낱이 살펴보았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코끝이 찡해진다. 힘든 일을 하는 아빠의 손을 그린 장면때문이었다.

자식들이 부모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을 계기로 한 번쯤은 부모의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짜장면 더 주세요>는 사계절에서 나온 <일과 사람>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었던 것이다.
그후에 우편 집배원, 소방관, 패션디자이너, 어부, 의사 등에 대한 책이 시리즈로 나왔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런 직업들은 꼭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직업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들에게 어떤 혜택을 주고 있는가는 꼭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과 사람 > 시리즈 네번 째 이야기가 패션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바로 <내가 만든 옷 어때?> 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어릴 적에 인형놀이를 하던 생각이 떠오른다.
인형을 예쁘게 만들고, 그 인형에게 여러 종류의 옷을 만들어서 갈아 입히면서 놀던 그 인형 놀이....
우리집에는 딸만 7명이었기에 인형놀이는 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었던 놀이이다. 특히 둘째 언니는 패션디자이너를 꿈꾸기도 했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다.
그래서 우리 자매들에게는 인형놀이를 할 때에 인기가 제일 좋았다. 아버지가 사오시는 과자나 빵 포장지를 모았다가 옷을 만들어 주는데, 패션 쇼를 하는 모델들이 입을 것처럼 화려한 옷을 잘 만들었었다.
그런 추억이 떠오를 정도로, 이 책의 주인공인 패션디자이너도 딸이 8명이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집과 같을까?
주인공의 엄마는 바느질 솜씨가 좋아서 딸들의 옷을 만들어 주신다.
우리 엄마도 초등학교때까지는 여름 원피스나 브라우스는 가끔씩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엄마가 만들어 주신 옷은 사는 옷보다 더 예뻐서 친구들이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만든 옷 어때>는 패션 디자이너가 어떤 일을 하는가를 자세하게 살펴본다.

그리고 옷은 만들기 위해서 어떤 작업을 하는가,
이런 작업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누가 있는가,
옷감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으며,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은 어떤 것인가,
계절에 어울리는 빛깔은 어떤 것이며, 그런 빛깔들은 어떤 느낌을 주는가....
이렇게 패션디자이너의 일상을 통해서 그들이 하는 일을 꼼꼼하게 살펴 보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업종의 디자이너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짜장면 더 주세요! > 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어떤 직업이 있는가를 알아 볼 필요가 있으며, 그 직업들은 어떤 일을 하는가도 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책의 내용에 해당하는 직업을 취재하기 위해서 직접 일터를 답하하여 만들었기에 일(직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그리고 직장에서 사용하는 도구, 작업할 때에 입는 옷, 일의 내용 등을 꼼꼼하게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고 설명하기에 도감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거기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책이기고 하고, 그림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그림책이기도 한 것이다.
<일과 사람> 시리즈는 현재까지 14권이 출간되어 있는데,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가를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인문교양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과 사람> 시리즈를 읽고 자신의 부모가 하는 일을 접하게 된다면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직업을 좀더 자세하게 알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