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를 추천합니다. `구덩이`는 하나의 소설 속에 세가지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는 느낌이다. 중심 이야기는 보통 학생보다 30kg은 더 나갈 정도로 비만인 학생이 학교에서 특정 학생에게 괴롭힘을 받는다. 그날도 주인공인 스탠리의 노트가 화장실에 처박히는 수모를 당하고 귀가하던 길에 어디에선가 날아와 떨어지는 운동화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초록 호수 캠프`라는 일종의 소년원에 갇히게 된다. 훔쳤다는 운동화는 유명 선수가 신다가 보호시설에 기부한 것으로 비싼 가격에 팔릴 운동화였던 것이다. 호수 캠프에 갇힌 스탠리는 그곳의 아이들과 함께 하루종일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일정 규격의 땅을 파야만한다. 두번째로는 엘리아의 이야기인데, 어떤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집시할머니는 돼지를 주면서 그녀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데, 엘리아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엘리아의 집안에는 대대로 저주가 내려오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세번째는 이 호수가 110년전에는 초록 호수로 경관이 아주 좋은 곳이었는데, 이곳에 있던 백인 여선생님인 케이트 바로우와 흑인 양파장수와의 사랑을 이 지방의 사들이 비난을 하게되고, 이를 피해 도망가다가 죽게 되는 슬픈 사연의 이야기인데, 이 사건이후에 이 지방에는 비가 오지 않고 호수가 말라 버리게 된다. 이 세가지의 이야기가 토대가 되어서 처음에는 따로 따로 전개되다가 이야기가 무르익으면서 서로 관련성이 없을 것 같았던 이야기가 몇 세대를 내려 오면서 인연과 운명의 끈으로 이어지게 된다. 말라버린 호수에서 갇힌 아이들이 하루종일 수없이 파는 구덩이의 용도는 과연 무엇일지가 궁금해 지는데 비밀은 이 두 아이에 의해 밝혀지고 보물을 찾는가 했더니 다시 반전이 있다. 방울뱀에게 죽음을 당할까? 하는 생각.... 보물이 든 가방을 빼앗길까? 하는 생각... 그 가방에는 정말 많은 보석이나 돈이 있을까? 그 돈으로 스탠리의 아버지의 발명이 성공할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을 동원해 가면서 읽어 가다보면 정말 흥미롭다. 이 소설의 소재인 소년원, 인종 차별, 아동학대, 목숨을 건 탈출 등 어둡고 긴박한 상황을 작가는 유머 감각을 발휘하여 써 내려가고, 아무런 감정이나 가치 판단을 드러내 놓지 않고 담담하고 간결하게 써 내려간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 선과 악, 행운과 불운, 애정과 증오, 자유와 운명의 대립에서 어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신비스럽고 그 어떤 것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것은 스탠리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는 불운때문에 소년원에서 하루종일 구덩이를 파야 했지만 결국에 그가 판 구덩이는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장소에 있었던 행운으로 변한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