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연말, 어떤 모임에서 정유정 작가를 만나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그해에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던 소설이 <7년의 밤>인데, 그 만남을 계기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건 직접 만나게 된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불꽃처럼 타오르는 작품활동의 열정을 엿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그 누구나 생각했을 것인데, 여성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스릴러인 <7년의 밤>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세밀한 묘사와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또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작가의 소설 쓰기 특징 중의 하나가 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취재가 바탕이 되기에 소설을 쓰는 중간에는 그 어떤 원고 청탁도 받지를 않는다고 한다. <7년의 밤>이 좋았기에,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기로 했는데, <내 심장을 쏴라>가 정유정의 소설 중에서 두 번째로 읽게 된 작품이다. 이 소설 역시, 몇 년간에 걸쳐서 완성된 소설을 폐기해 버리고 다시 쓰는 과정을 거듭하여 독자들곁으로 올 수 있었던 작품이다. 특히 소설의 배경이 정신병원 중에서도 폐쇄 병원의 이야기이기에 작가는 수 차례의 의뢰끝에 폐쇄 병원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졌고, 일주일간, 출퇴근 형식으로 병원에 있는 환자들과 병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료 조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것만으로 이 소설이 탄생한 것은 아니고, 작가는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에 근무한 경력도 있다. 그외에 병원 관련 선후배, 정신과 의사 등과의 폭넓은 접촉을 통해서 많은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의식 속에서 그것을 깨닫고 있다면,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겨울까.... 그런 이야기를 정신병 환자들이 치료받는 폐쇄 병원에서 끄집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유정 작가의 작품의 마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28> 역시 주저없이 예약판매로 구입하게 되었다. 이 소설 역시 특별한 캐릭터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8일간 화양이란 도시에서 벌러지는 이야기. 너무도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정유정의 <28>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