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니체 땐 시리즈
발타자르 토마스 지음, 김부용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울할 땐 니체>를 처음 받았을 때에 이미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리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철학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읽기는 했지만, 어떤 한 철학자의 저서를 읽는다든가 아니면 철학자의 사상을 정리하거나 분석하는 책은 읽지를 않았다. 특히 서양의 19세기 철학이나 철학자의 이론이 담겨 있는 책은 그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황광우의 <철학 콘서트> 시리즈가 재미있게 읽었던 철학관련 서적이다. 물론 동양 철학은 서양 철학보다는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는 하지만, 서양의 근세철학은 나에게는 너무도 버겁다. 특히 니체라니....

학창시절에 '니체'하면 '신은 죽었다', '허무주의' 정도만을 공부했던 기억이 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우울할 땐 니체>를 읽는 그 자체가 나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몇 날 며칠을 끼고 있어도 책 속의 문장들을 이해할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잘 차려 입고 길을 나섰건만, 길 위에서 내 모습이 너무도 튀기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서 그 옷을 벗어 던지고 싶은 마음과 같다고나 할까....

그래도 어렵게 책을 읽었으니, 책 속의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니체의 철학을 말하기 위해서는 쇼펜하우어를 함께 이야기하여야 한다. 니체는 어느날 쇼펜하우어의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발견하고 그 책을 단숨에 읽었다고 한다. 그만큼 니체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철학자가 쇼펜하우어이다. 그러나 니체의 모든 철학은 쇼펜아우어의 실천적 비관주의를 거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으며, 존재의 비극에 대한 즐거운 긍정을 주장한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실천적 비관주의이고, 니체의 철학은 이론적 비관주의의 확증을 전제로 한다.

니체는 '존재는 무의미하고 삶은 힘들게 살 가치가 없으며 모든 것은 서로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들의 근본에는 허무주의라는 질병이 있다는 것으로, 노력이 고통보다 가치가 없으며 모든 것의 가치는 동등해서 선과악, 부와 빈곤, 아름다움과 추함의 가치에는 차이가 없다고도 한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질병은 허무주의이며, 허무주의의 원인은 욕망의 질병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허무주의라는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통에 직면하기이다. 고통은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인간으로서 가치를 드러내는것으로 우리 자신과 삶에 대한 이해, 경험, 깊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우리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창출하기 이다. 니체는 이상의 추락, 가치의 상실 등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라고 한다. 이것들은 새로운 가치를 고안하기 위한 기회이며, 나만의 고유한 가치는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 창출해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 책의 저자인 '발타자르 토마스'는 독일계 프랑스인으로 니체의 철학인 '우리의 고통, 방황, 환상의 원인이 허무주의에 있다'는 것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서 니체의 핵심 주장을 4개의 장으로 설명해 준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에 부여하는 의미까지 바꿀 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4부분으로 나누어 놓았다.

  

 

    

1. 진단하기 : 해결해야 할 문제 규정, 문제파악 - 해결책을 향한 첫 걸음

2. 이해하기 :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가장 혁신적인 철학 명제로 각자 자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한다.

3. 적용하기 : 현재의 모습을 변형시키는 행동의 양상을 바꾼다. - 독자들 일상에 적용하도록 유도한다.

4. 내다보기 : 독자들의 삶의 궁극적 목적에 관한 질문.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읽기 위한 책이 아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니체의 철학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기를 위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에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더 말할 나위없이 소중한 내용이 담긴 책이 나처럼 니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읽기 힘든 책으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기에 이 책에 대한 평가를 하기가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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