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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 메이저리그 124승의 신화
민훈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98년 미국 최다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야구 주간지 <베이스볼 위클리>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한국의 자랑'이라는 제목으로 세 페이지에 걸쳐서 사진 일곱 장이 켵들여진 특집 기사였다.
" 박찬호와 프로 골퍼 박세리는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요즘 국민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듀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기사로 선수와 감독의 코멘트, 박찬호의 마이너 리그 시절의 애환 등을 담은 기사였다.
그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박찬호와 박세리가 온 국민에게 큰 희망을 주었던 영상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IMF 시절이었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국민들은 나라 안에서 겪어야 하는 힘든 상황을 나라 밖에서 날아오는 쾌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었다.
이제 박찬호는 야구 선수로서의 야구 인생을 마감하고 제2의 야구 인생으로 들어갔다. 그렇다면 그의 야구 선수로서의 야구 인생은 어떠했는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박찬호가 LA다저스와 계약을 하려고 미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 1993년 12월 31일부터 그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취재하고 인터뷰를 하였던 기자인 민훈기가 본 박찬호의 야구에 관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다.
메이저 리그 124승의 신화, 메이저 리그 476경기 출전, 287번의 선발 등판, 124승 98패의 그 순간을 거의 대부분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의 눈에 비친 박찬호의 모습, 그리고 해외 언론이 말하는 박찬호가 이 책 속에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민훈기는 1990년부터 <스포츠 조선>의 특파원으로 있었기에 국내에서의 대학생 야구 선수 박찬호를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1993년 12월 31일 '박찬호 한양대 2학년 투수가 LA 다저스와 계약하려고 미국에 간다'는 깜짝 뉴스를 접하고 만난 뉴스의 주인공은 18일간 메이저 리그에 있었으나, 더블 A로 강등되고, 그후 2년만에 메이저 리그에 복귀하게 되고,
1996년 4월 7일 LA다저스 vs 시카고 컵스 경기에서 구원투수로 한국 최초의 메이저 리그 승리 투수가 된다. 그후 잘 나가는 투수로 각광을 받기도 하지만, 박찬호의 부진은 계속되고, 삭발 투혼을 할 정도에 이르게 된다.
박찬호 하면 우리는 화려했던 야구 인생만을 생각하게 되지만 그에게도 힘겨운 시련의 시기는 있었던 것이다.
힘들고 험한 야구선수로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많았겠지만, 그는 그때마다 피나는 노력으로 그 어려움을 이겨냈던 것이다.

박찬호의 야구 인생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서 잘 알려졌다. 야구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서 보여주었던 인간미가 넘치는 행동이나 말은 그의 사람됨됨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의 기록인 '메이저 리그 124승'만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가 어떻게 힘든 순간들을 헤쳐 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를 담고 있기에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귀중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박찬호가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보여질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는 야구선수가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야구 경영인이 될지, 아니면 야구 지도자가 될지, 아니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분명히 우리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고, 그가 돌아오는 그 순간부터는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의 야구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던 박찬호 선수가 하루 빨리 우리곁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