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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5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요석 ㅣ 미생 5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미생 4>의 마지막 부분을 기억하고 있는가?

영업3팀의 활약으로 박과장이 주축이 되어서 추진하던 요르단 중고차 수출이 비리로 밝혀지면서 무산되었던 일을.

그 당시 장그래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서는 영업 3팀에게 성과금을 주고, 과장 7년차였던 오과장은 오차장으로 승진을 한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기쁘기 보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일어난 불법 행위를 밝혀 낸 것이니 회사의 곪아가는 환부를 도려내는 정당한 행위였지만, 그 치료에는 고통이 동반되었다.
또한, 회사내의 시선도 영업3팀에 대하여 '내부 고발자', '조용히 처리하지', ' 동료를 버리고 이익을 취했네'. '너희는 깨끗하냐' 하는 등의 따가운 시선이 집중된다.
거기에 영업 3팀에 새로 합류하는 천과장은 초반에 팀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추석이 다가오게 되니, 장그래는 친척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밖으로 돌다가 갈 곳이 없어서 회사에 들리게 되지만, 그곳에서 만난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년 계약직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정직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뒷말들.
친척들이 모이는 날에는, 장그래는 2년 계약직이라는 것과 바둑을 그만 둔 것 때문에 슬며시 집을 나오곤 한다. 그러니, 명절은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장그래는 홀로 된 엄마가 맞이하는 명절이 안스럽기만 하다. 못난 아들인 것만 같아서.
어려서부터 바둑만을 공부했으니, 당연히 장그래는 회사일을 잘 모른다. 열심히는 하지만, 일처리는 항상 느리기만 하고, 허둥대기도 하지만, 일을 배우려는 마음이 있기에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날도 많다.

또한 회사일에 대하여 잘 모른다는 것은 때론 다른 팀원들보다 더 신선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리 사건으로 접어 두었기에 아무도 다시 추진하려고 하지 않는 요르단에 중고차를 수출하는 사업을 영업 3팀에서 다시 한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내놓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영업 3팀은 이 새로운 사업에 올인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템를 접하는 장그래의 열정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 파격적이고 신선한 도전임을 이 책을 통해서 느끼게 해준다.
파격 !! 이 단어가 의미있게 다가오는 책이 <미생5>이다.
직장이란 바둑판과 같지 않을까? 바둑판에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이 되는데, 그 이전을 미생이라고 하는 것처럼, 아직 완전하지 않은 미생의 직장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생이기에 더 폭넓은 입지를 가지고 있음이 아닐까.

그래서 직장인들에게는 인생 교과서 또는 직장생활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 <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