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번지는 파리 지성여행 In the Blue 8
김현정 지음 / 쉼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쉼(가치창조)에서 출간되는 In the Blue (일명: 번짐시리즈)는 유럽을 넘어 미국 뉴욕까지 11권이 출간되었다. 그중에 아직 소장하지 못한 책은 <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이고, 지금 10권째로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읽었다.

특이하게도 이 시리즈에서 파리는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번짐시리즈를 주로 쓴 '백승선'의 <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과 '김현정'의 <설렘이 번지는 파리감성여행>이다.

파리라는 도시가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기에 같은 컨셉의 책이 두 권씩으로나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 작가가 간 곳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흔히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베르사이유 궁전, 노트르담 성당, 세느강, 몽마르뜨 언덕....

그러나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쓴 '김현정'은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을 쓴 '백승선'보다는 조금 더 많은 곳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그리고 이 책에는 <번짐시리즈>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은은한 수채화의 향기가 사라졌다.

저자인 '김현정'은 자신이 '평범한 30대'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잡지기자, 방송작가, 카피라이터로 활동을 하였으니, 그가 들려주는 파리이야기는 기대가 된다.

어릴적에는 남부 바닷가 소도시의 단칸방에서 살았으니,30대에 파리를 가보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를 7번 타게 되는데, 그중의 3번을 파리로 향할 정도로 파리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 그는 파리의 곳곳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개선문을 보면서는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생각하게 되고, 노트르담 성당에서는 <노트르담의 꼽추>를, 오페라 가르니에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그리고 몽마르트 언덕에서는 로트레크, 반 고흐, 모딜리아니를, 몽수리 공원에서는 앙리 루소를, 에펠탑에서는 샤갈을, 콩시에르주리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주 광장에서는 빅토르 위고를....

이렇게 가는 곳마다 그녀가 쏟아 내놓는 이야기들은 문학, 건축, 예술 사람들의 만나게 해 주는 것이다.

특히 건축분야에서 기술자가 아닌 예술가로서 정체성을 찾게 해 준 헥토르 기마르의 이야기는 그의 건축물과 조형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파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도시를 여행할 때에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의 문화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볼거리는 많으나 시간은 없으니, 훌륭한 예술품을 바로 눈 앞에 두고 돌아서야 할 때의 그 마음.

대부분의 여행자는 파리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다.

설렘의 장소이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 곳들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에는 38만점의 컬렉션이 있으나, 그 중에 1/10 인 3만 5천점이 전시되어 있지만, 그것도 하루종일 관람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작품들인 것이다.

" 거칠게 말하자면 루브르에는 '이렇게 그려야 해서' 그린 그림이, 오르세에는 '이렇게 그리고 싶어서 '그린 그림이 있다. 예술의 정의도, 방법론도 달라졌다. 둘 사이에 우열을 따질 수는 없다. 그저 세월이 흘렀고 시대와 기술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듯 예술도 그랬을 뿐이다. " (p. 255)

그리고 많은 여행자들이 시간에 쫒겨 찾지 못하고 가는 카르나발레 박물관, 프티 팔레, 자크마르 앙드레 박물관, 유럽사진 미술관, 케브랑리 박물관 등이다.

파리에 관한 여행서를 읽을 때에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모스크를 파리에서 그녀는 만난다.

이처럼 그녀는 파리를 3번에 걸쳐서 여행하면서 그가 보고 싶었던 것들, 느끼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을 통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같은 파리의 같은 장소를 여행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설렘이 번지는 파리감성여행>이 감성에세이라면 <설렘이 번지는 파리지성여행>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파리의 역사, 문화, 건축, 예술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파리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동안 파리에 관한 여행서만도 수십 권을 읽었지만, 그 책들마다 특색이 있는 것은 역시 여행이란 여행자에 따라 그 도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여러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 같은 듯, 다른 파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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