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담요>를 처음 접하는 순간, 너무도 깜짝 놀랐다. 6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에 놀랐고, 2 만원이 훨씬 넘는 가격에 놀랐다. 그리고 책의 뒷표지에 빽빽하게 채워진 이 책의 수상 내력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만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잘 짜여진 구성과 스토리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픽 노블 작가인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우선 나는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의 형태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했다. 궁금하여 사전을 찾아 보니,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책의 한 형태로, 보통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만화책을 일컫는 말로, 보통의 만화잡지보다는 튼튼하게 제본되어 있는데, 대체로 인쇄 도서와 같은 재료와 방법을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만화책이라고 보기에는 제본부터가 달랐던 것이다. 물론, 책의 내용도 그렇고.

또한 이 책이 자전적 이야기라고 했는데, 책 속에는 작가의 이름인 '크레이그 톰슨'이란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야기는 크레이그의 어린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데, 동생과 한 침대를 사용하면서 겪게 되는 재미있는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추억이기에 재미있다는 표현을 썼지만, 실상은 그리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다.

동생과 침대 속에서 다툼이 있거나 소란을 피우면 아버지는 그를 골방에 가두곤 하였다. 학교에서도 촌놈 취급을 받으면서 왕따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 그리고 아직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할까 하는 생각도 가끔씩은 해 보는 그런 성장기를 보낸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던 그에게 한 가닥 밝은 빛이 비치게 되는데, 그것은 레이나와의 만남이었고, 그녀를 만나러 갔던 며칠의 기억이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었던 것이다.

어릴 적부터도 그의 삶 속에는 성경의 구절 구절이 함께 하였고, 첫사랑의 기쁨 속에서도 성경 말씀을 되새겨 보게 되지만, 그는 어느날 집을 떠나면서 약 7년간 교회를 다니지 않는 젊은이로 변해 있기도 한다.

작가의 문학 작품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만화만의 특색을 살려서 이런 이야기를 섬세하고도 대담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잔잔한 듯하다가도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강한 표현이 나타나기도 하는 만화의 기법은 읽는내내 눈을 사로잡게 된다.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강한 사랑이야기도 크레이그에게는 서서히 다가오는 작은 설렘들의 모임이었고, 어느날, 그 사랑은 결실을 맺지만, 서로 또 떨어져야 하는 그런 애달픔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향해 부딪혀 나가는 그 모습이 오늘날의 크레이그 톰슨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미국의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으니, 앞으로도 그의 작품을 주목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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