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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지음, 이영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0월
평점 :
All about Love !!
이 세상에 출간된 책들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주제를 중심으로 분류한다면 아마도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한 책이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되는 사랑~~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단순하게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성찰이라는 단순한 주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더 광범위하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의 교과서, 사랑의 종합선물세트 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저자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총집합하여 이 책 속에 담아 내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 책 속에는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던 책들에서 많은 부분들이 인용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저자가 많은 영향을 받았던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스캇 펙 ㅣ 율리시즈 ㅣ 2011>과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ㅣ 문예출판 ㅣ 2006>의 내용들이 자주 거론된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저자에 대하여 잠깐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벨 훅스'는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사상가이다. 그녀의 부모는 소위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자녀에 대한 체벌을 당연하게 생각하였기에 가정 폭력, 차별대우에 시달려야 했다. 거기에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별도 있었기에, 그녀에게 '사랑'이란 주제는 이 책의 내용처럼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젠더, 인종, 계급, 문화 등에 대한 글도 많이 쓴 문화비평가로 대중들에게느 금세기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지성인이다.
특히,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잇는 21세기 최고의 사랑에 관한 고전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한다.
이 책은 처음 시작부터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가 하는 문제를 짚어 본다. 사실, 사랑에 관한 책을 쓴 사람들이 남자가 대부분이기에 독자들은 남자들의 생각에 익숙해져 있기에 이 책을 읽게 되면 페미니스트 사상이 많이 감지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또한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모험을 거는 사랑, 힘들게 감정을 투자하는 사랑 보다는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랑을 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의미를 깊이 탐색하다 보면 그들의 직면하고 싶지 않은 어떤 진실을 만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남자는 사랑을 이론화하고, 여자는 이론보다는 사랑을 직접 실천하기를, 남자는 현실에서 주로 사랑을 받는 편이지만, 여성은 사랑받는 경험를 하지 못해서 사랑의 갈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쯤에서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ㅣ 동녁라이프 ㅣ 2010>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남성과 여성은 사랑에 대하여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에서 내용이 전개된다.
그러나, '벨 훅스'는 그것을 부인한다. 본질적인 차이가 아닌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서 달라졌다는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가부장제하에서 자랐기에 그렇게 길들여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저자 자신이 체험한 가부장적인 가정에서의 사랑, 오늘날 저자 자신이 주장하는 페미니즘 사고에 의한 사랑. 이런 시각만으로도 사랑은 다양하게 이야기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가장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의 정의이다.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스캇 펙'에 의하면 사랑은 느낌이나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다. 그래서 그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게 된다는 것. 저자는 말한다.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라고....
물론, 사랑에 대한 정의는 1가지일 수가 없고 다양한 정의가 설명되지만,
" 사랑이란 서로에 대한 관심과 존경, 서로에 대한 이해와 책임감을 통해 자기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다. " (p. 177)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에 대한 정의와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랑의 정의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기애이다.
" 사랑이란, 자기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자아를 확장하려는 의지"(p. 90)라는 것인데, 이 정의를 이해하는 것이 자기애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자기애 ≠ 자기중심주의, 자기애 ≠이기주의)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그런데, 우리사회가 탐요을 당연시하다 보니, 그것은 물질적 욕망으로 나타나게 되고, 사람의 마음과 정신에 관련된 문제도 물질적인 관계처럼 변질되고 있으니, 돈이 사랑의 부재나 감정의 결핍까지 채워준다고 생각하게 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비틀즈의 노래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돈이 나에게 사랑까지 사 줄수 없다." (비틀즈 노래 가사 중에서)
그러나 매스컴에 떠오르는 기사들을 보면서 돈으로 사랑을 채우려는 사람들, 돈으로 사랑을 사려는 사람들.... 눈에 들어오지 않던가? 그들의 결말은 파경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내용은 아무래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훗날의 사랑에 미치는 영향이 아닐까 한다.
자기자식을 사랑하면 폭력을 써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
부모들이 자녀들을 다스리기 위해서 가혹한 처벌을 가하지만, 자녀는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니고, 아이들도 인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자녀에게는 보살핌과 애정만이 사랑의 토대가 될 수 있고, 학대와 무시, 차별은 금해야 할 것이다.
어린시절에 사랑을 받아야 할 공간에서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사랑의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 충만한 가정이라도 갈등과 다툼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가정의 경우는 가족 구성원이 그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가정이라면? 우리 어른들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저자 자신이 어린날에 가정 폭력을 당했기에 그것이 성장하여 그녀의 사랑에 미친 영향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남성적 시각에서 출발했기에 남성과 여성의 다름을 인정하고 여성은 남성의 특성을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 는 여성적인 시각과 페미니스트의 시각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세세한 문장들은 잊어 버려도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랑의 정의를 명확하게 알아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그것만을 꼭 간직해야 할 것이다.
'사랑' 이라는 것은 어렵다면 어렵겠지만,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