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점점 늘어나는 노인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위상은 그리 높지가 않다.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이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하기에 점점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계층이 노인들이다.

그런 노인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그들을 연구한 사람이 '칼 필레머'이다. 그는 지금 70세 이상이 된 노인들이 살아온 시대를 생각해 볼 때에 지금의 청장년층과는 완연하게 다른 시대를 살아 왔음을 인지하게 된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은 거의 세상을 떠났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살았거나,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 저항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오늘날의 노인들인 것이다.

거기에 세계적인 경제 공황도 거쳐 왔기에 그들은 전쟁의 참상, 가난의 시대를 살아 왔던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질곡 많은 세상을 살아 온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삶 속에는 험난한 인생 계획과 한계 상황에 내몰렸던 경험이 가져다 주는 통찰력과 지혜가 숨겨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에 알려진 유명 인사가 아닌 각계 각층의 70세 이상의 평범한 노인들 1000 명을 인터뷰를 하고, 사회과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철저한 검증을 거쳐 "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30가지 지혜"를 찾아 냈다.

인터뷰 대상들 중에는 90살이 넘은 사람들도 있으니, 100 살 가까이 산 사람들은 '인생의 현자', ' 인생의 산 증인', ' 경험의 보고'라고 부를 수 있다고 저자는 단서를 달아 둔다.

" (...) 그는 인생의 모든 길을 직접 걸어 본 사람들의 축적된 경험과 조언이야말로 우리 세대가 물려 받아야 할 가장 빛나는 정신적 유산이라고 확신했다. " ( 저자 소개 글 중에서)

즉, '인생의 현자'들이 우리들에게 남겨주는 메시지 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삶의 끝자락에 있는 요양원의 할머니는,

" 오늘, 이곳에서 행복해 지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이야" (p. 25)라고 말한다.

저자는 1,000 명의 인터뷰 대상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살아 오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입니까?'

' 젊은 사람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삶의 조언은 어떤 것입니까?'

이런 질문을 토대로 특정 범주를 제시히고 각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원칙을 6가지로 분류하고 그 분류에 대하여 노인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그대로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독자들이라면, 자신의 삶을 통해서도 10 년전의 자신의 생각과 20 년전의 생각이 많이 변했음을 느낄 것이다.

아무래도 세월의 결을 따라서 유연해지고, 자신의 생각이 확실해 짐을 느낄 것이다.

이 책 속의 노인들의 삶을 합쳐 본다면,

8만년의 삶, 5만년의 직장생활, 3만년의 결혼생활이 되니, 이 속에 우리 삶의 지혜가 안 담길 수 없는 것이다.

책 속의 6가지 주제에 대한 지혜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결혼 - 가치관이 같은 사람이 만나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변화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절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차라리 나자신이 바뀌는 것이 더 쉬운 것이다.

결혼생활이 행복한지, 아닌지 알려면 이런 질문을 해 보라.

'배우자와 대화가 통하는가?', ' 배우자와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는가?'

결혼 생활도 역시 우리의 삶의 조각들이니,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좋은 날이 있으면 힘든 날도 있는 것이다.

직업 - 돈 보다는 진심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을 가져라.

" 사랑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 행복한 일을 찾게 " (p. 87)

임금과 상관없이 일의 목표와 자율성을 추구하라는 당부를 많은 노인들이 한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 할 일이 기대 되는가?" 이 질문에 긍정적이 답을 말할 수 있다면 일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삶이다.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겨야 된다. 좋아 하지 않는 일을 하기에 하루는 너무 길다.

양육 - " 부모의 행복은 가장 불행한 자녀의 행복지수 만큼이다. " (p. 123)

아마도 젊은층들이 인생의 현자(노인)의 말에 가장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분야가 양육일 것이다. 노인들은 세대에 뒤떨어져 있기에 전문적 육아 상식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잡다한 의견을 말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6가지 주제 중에서 가장 실질적이고 요긴한 분야가 아닐까 한다.

자신들의 삶도 아직 성숙되지 않는 부모들이 하는 자녀의 양육은 시행착오를 생기게 마련이다. 자녀에 대한 편애, 체벌, 신뢰, 소통 등에 대해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화 - 늙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젊은 날의 노후에 대한 생각은 두렵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거부감도 있지만, 노인들이 느끼는 늙음은 오히려 '평온함',' 존재의 가벼움',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날개 달린 시간의 전차" 처럼 달려 오지만, 그들은 생을 잘 마무리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 잊어 버려라, 그리고 나이와 싸우지 마라 !" (p. 215)

후회 - 새로운 기회가 주어 졌을 때마다 '네'라고 적극적을 받아 들여라.

 

" 내 삶에 '아니오'라는 대답은 없었다네, 나는 내게 주어진 일들을 흔쾌히 받아 들였지" (p. 232)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로 지금 할 것, 여행을 가고 싶다면 미루지 말 것.

가장 후회되는 일로, 인생의 현자들은 여행을 미룬 것을 들고 있다.

행복 - 행복은 조건이 아닌 선택이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지는 것이다.

일상 속의 사소한 즐거움,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 살아 있음에 감사하기.

책 속의 많은 내용들을 이렇게 아주 간단하게 추려 보았지만, 사실 그 내용들은 어느 한 문장을 간추린다는 것이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차근차근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자, 깨달음일 것이다.

특히, 후회에 관한 내용 중에는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삶을 사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지혜가 담긴 말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귀담아 들여야 할 것들이다.

누군가의 장례식에 꽃 한 송이를 들고 가기 보다는 지금 그에게 꽃 한 송이를 선사하라는 말.

그 의미가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다. 내일, 또 내일 미루다 보면, 사랑도, 반성도, 후회도, 행복도 때를 놓치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지금,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을 하여야 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책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에야 읽게 되었고, 읽지 않았다면 삶에서 놓쳐 버릴 수 있었던 보석들을 한 바구니 얻은 것만 같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알게 된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삶은 훨씬 더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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