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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 (Female Edition) ㅣ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토리얼리스트 클러저>의 저자인 '스콧 슈만'은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의류 상품학을 전공하고, 패션계에서 15년 동안 일을 했다.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것은 회사를 그만두고 패션 씬이라는 쇼룸을 오픈하게 되는데, 9.11 사태 이후 문을 닫게 되었다.
집에서 두 딸의 사진을 찍어 주던 중에 사진을 찍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사진기를 둘러 매고 거리로 나가게 된다.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자신만의 감각으로 개성있게 옷을 입은 사람들을 찍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는데, 그 블로그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패션 파워 블로그가 되었다.
1초에 8명이 접속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http://www.thesartorialist.com/)
또한, '스콧 슈만'은 타임지 선정 '디자인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에 든 인물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소콧 슈만'에 대해서도, '사토리얼리스트'에 대해서도 알지를 못했다. 그동안 사진을 전공하는 조카가 있어서 국내외에서 사진전을 많이 보러 다녔다.
그리고, 사진전을 보면서 사진작가들에 대한 설명이나 사진 경향도 많이 들었지만, 내 전공이 아니니 그저 보는 것만으로 끝났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또 책을 통해서 사진, 패션을 접하게 되니 내 나름대로의 감각을 느끼게 된다.
'스콧 슈만'은 2005년부터 패션 사진 블로그인 '사토리얼리스트'를 운영하면서 그곳에 올렸던 사진들을 모아서 <사토리얼리스트>라는 책을 출간한 적도 있기에 이번에 세상에 내 놓은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는 시리즈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책표지가 두 가지 버전이다. Female Cover와 Male Cover 2종류로 제작되어서 자신이 원하는 책표지를 골라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카우보이와 유목민, 패셔니스타, 사진가, 양치기, 농구선수, 페인트 공, 바텐더 등과 더불어 뉴욕, 파리, 베니스, 피닉스, 밀라노, 동경, 터키 등에 사는 보통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p.4)
(사진 출처 :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에서)
'스콧 슈만'이 책의 머릿말에 위와 같이 밝혔듯이, 그가 찍는 사진의 대상은 유명 패션 모델이 아니다.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에 거리로 달려 나갔던 것처럼,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 다니면서 그의 눈에 들어 오는 대상이 있으면 직업, 연령, 인종,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진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옷을 입은 사람들을 찍는 것이다.
'사토리얼리스트'라는 단어가 '자신만의 개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라는 뜻이라고 하니, 그의 사진 경향을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거리에 스쳐가는 사람들 중에 그의 이런 기준에 들어 오는 사람은 그 누구나 그의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 스트리트 패션의 대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 피사체를 고르는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길에서 누군가의 옷차림을 보고 느낌이 오면 바로 셔터를 누릅니다. 그래서 제 사진 속의 패션은 획일화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적 기준에 부합하면 셔터를 누리고 어딜 가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제 자신입니다. 그런 제 반응을 담는 게 매우 즐겁습니다. " - 스콧 슈만의 말 중에서

책 속의 패션 진들을 보면서 몇 가지를 느낄 수 있다.
개성적인 패션의 주인공들이 거리에는 넘쳐 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거리를 걸어 보면 연령층에 따라 거의 비슷한 패턴의 스타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연예인 따라잡기로 비슷 비슷한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 악세사리, 가방.
가방의 예만 들어 보아도 거리에서 같은 가방을 메고 걸어 가는 사람들을 몇 분에 한 번씩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개성이 없는 따라하기 패션에 비하면 너무도 다양한 패션 감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사진작가의 뷰파인더에 들어 온 사람들의 표정이나 자세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당하다는 것이다. 어색하게 V 자를 날리거나, 경직된 표정이 아닌 자신만만한 표정들이 모델 못지 않은 포즈를 연출하는 것이다.
사진을 많이 찍는 연예인이나 모델들 보다도 자신감에 넘치는 그들의 모습은 진짜 자신의 스타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한 컷의 사진들인 것이다.


'스콧 슈만'의 아이콘적인 아이템 중에 2009년에 버버리사가 주문한 사진 중에 '버버리의 트렌치 코트를 입은 100명의 사람들을 촬영하라'는 프로젝트가 있었다고 한다.
버버리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한 트렌치 코트. 거의 비슷한 사진 컷이 나오리라 생각되지만, 개개인의 독특한 방식으로 입어낸 개성있는 100 컷의 버버리 코트를 포착할 수 있었다.
" 나는 사진 촬영이라는 행위가 즐기는 것과 어떤 모습을 기록하는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려고 했다. 행복한 사진가는 그 순간의 기쁨을 사진에 담는다. 왜냐하면 그도 그 순간에 속해 있으니까. " (p. 332)


<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에는 424 컷의 사진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 160컷이 스타일리시한 남성의 사진이니, 그만큼 남성들도 패션에 관심이 많고, 자신만의 패션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포토 에세이이기에 글 보다는 사진이 더 많지만, 저자가 꼭 필요한 내용에 있어서는 사진을 찍을 때의 상황 설명이나 사진 속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을 알려주기에 그런 사진은 더 주의깊게 볼 수 있다.
패션, 사진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이 책을 보게 되면 개성 넘치는 패션 스타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사진작가가 사진을 찍을 때의 다양한 시각도 알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