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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ㅣ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바둑을 전혀 모르기에 <미생1>이 출간되었을 때에 읽으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미생3>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미생>에 푹 빠지게 되었다.

'미생'은 바둑에서 두 집을 만들어야 '완생'이되는데, 그 이전을 '미생'이라고 한단다. 이 바둑의 용어 설명만으로는 나같은 바둑 문외한은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할 뿐이지, '완생', '미생' 도 구분할 줄 모른다.
그래도 <미생>을 즐겨 읽게 된 것은 아직 완전하지 못한 미생처럼 직장인이 직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만화를 통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미생에는 중국의 '녜웨이핑'과 한국의 '조훈현'의 대국이 만화와 함께 실려 있다.
<미생 4>에서는 50수~ 67수까지가 실려 있는데, 각 이야기가 전개되기 이전에 각 수를 읽어 내면서 그 수를 장그래의 직장생활을 빗대어서 엮어 가는 것이다.

정수 (正手) - 바둑에서 속임수나 홀림수를 쓰지 않고 정당하게두는 기술
<미생 4>에서는 정수를 읽을 수 있다.
인턴 사원에서 신입사원이 된 4명의 인물들.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 4인 4색의 인물들이다.
그들은 첫 월급을 받는다. 첫 월급~~ 생각만 해도 신나고 뿌듯한 첫 월급.
첫 월급의 추억이 있는 독자들은 그 때의 그 마음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영업 3팀의 새사업 아이템은 추진되어야 하는데, 처음 추진 할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 아이템을 내 놓았던 부장은 슬그머니 발을 빼고 싶어하고...
그러나 또 상황이 바뀌어서 그 아이템이 성공할 듯하다면 그 성과를 하늘을 나는 독수리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높은 곳에서 채가는 것이 직장생활의 생리가 아니던가.
그 와중에 자신의 실속을 챙기는 실속파, 아니 실속파라기보다는 비리를 저지르는 인물들이 있게 마련이니.
직장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장그래는 한국 기원 연구생 출신이니, 비전공자인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전문 용어도, 약어도 숙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그래는 직장생활의 위기를 맞게 된다.
기가 팍 죽은 그래씨.



그래도 은연중에 도움의 말을 한 마디씩 남기고 먼저 퇴근하는 동료들.
그래서 직장생활은 팍팍하지만, 보람도 있는 것이 아닐까.
여기에 바둑의 수 읽기는 직장생활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이라는 바둑판, 인생이란 바둑판에서 두 집을 지어 완생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우리 자신의 이야기인듯한 착각을 가져 오기에 바둑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미생>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