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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 ㅣ In the Blue 11
문지혁 지음 / 쉼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번짐> 시리즈 In The Blue 1~10 권은 유럽의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In The Blue 11 <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은 태평양를 너머 미국의 뉴욕으로 날아갔다.
뉴욕은 꿈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그 곳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마천루, 번쩍 번쩍 빛나는 불빛, 상점들을 가득 메운 화려한 상품들....
금융, 경제의 중심지이며, 예술이 함께 하기도 하는 곳.

그러나, 뉴욕의 첫 인상은 그리 밝거나 희망적이 아닐 수도 있다.
지저분한 지하철 역, 거리의 쓰레기 더미, 홈리스의 눈빛.
아주 특별한 곳일 것이라는 생각은 한순간에 실망으로 변하기도 한다.
뉴욕을 처음 찾는 여행자들이 느끼게 되는 실망감은 며칠 그곳에 머물다 보면 슬며시 사라지고, 뉴욕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여행자가 많이 가는 곳, 거리의 찻집, 맛있는 음식점을 돌다 보면,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넘쳐 나는 것이다.


그래서 뉴욕은 이야기가 번지는 곳이 되는 것이다. 그곳에 내가 있고, 이야기가 있기에 아름다운 도시인 것이다.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은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문지혁의 여행 에세이이다.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기 직전인 2005년 1월에 훌쩍 뉴욕으로 떠난다. 180일간 미국 전역을 돌며 목적지 없는 여행을 하게 된다.
그가 미국을 가게 된 것은 구직과 사랑의 실패를 치유하기 위함이었는데,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다가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서 한국종합예술대학원 서사창작과에 입학하여 글을 쓰기 시작한다.
" 나는 오랜 꿈을 간직해 오던 작가의 길을 걸어 가겠다고 결심했다. 이제는 꿈을 '닮은' 현실이 아니라 꿈 자체를 좇아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 (책 속의 글 중에서)


그리고 2010년 1월 뉴욕대 인문사회학 전공 석사과정으로 가게 되고,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다.
뉴욕에서의 3년간의 생활을 통해 그에게 이야기로 다가왔던 뉴욕의 곳곳을 소개해 준다.
물론, 여행정보지가 아닌 여행 에세이이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특히 뉴욕대 (NYU)에 관한 이야기, 그 주변의 이야기들도 함께 들려준다.
이 책에서 관심있게 읽을 수 있는 꼭지로는 뉴욕 오디세이'인데, 그중에는 인혁이란 학생으로 인하여 찾아 보게 된 뉴욕에서 보물같은 존재인 한국계 작가 또는 한국인 작가의 작품이다.
모두 4명의 작가가 소개되는데,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작가인 이창래, 수잔 최, 재니스 리.
그리고, 이제는 한국을 벗어나 세계로 향하는 김영하의 <빛의 제국> 등이 소개된다.


이창래의 소설은 이미 몇 권을 읽었지만, 수잔 최, 재니스 리의 작품은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들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이 간다.
또한, 소설가 답게 책 속에는 ' minifiction'이 소개된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저자의 fiction를 처음 읽게 된다.
책 속에 나오는 사진과 수채화의 장소들은 이제는 내게도 추억이 담긴 곳이고, 이야기가 담긴 곳이기에 다시 그곳을 찾을 날을 기다린다.
그런데, 저자도 역시 언젠가 뉴욕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약속처럼 가장 먼저 찾게 될곳으로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든다.
3년간의 NYU에서의 생활이 대학 바로 옆에 있는 워싱턴 스퀘어 파크를 찾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야기가 번지는 곳 뉴욕>은 그동안의 <번짐>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다른 것들을 이렇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전의 In The Blue 와는 미세하게 다르면서도 그 시리즈의 잔잔함은 여전히 같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