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빈 라덴이 아니에요! 가로세로그림책 2
베르나르 샹바즈 지음, 바루 그림, 양진희 옮김 / 초록개구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 센터 쌍둥이 빌딩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9,11 테러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승객을 태운 2대의 비행기를 납치하여 쌍둥이 빌딩으로 돌진하였던 것이다. 순식간에 일어난 테러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그 사건이 일어난지 10년이 지나서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는 잿더미로 변했던 곳에 빌딩이 들어서기 위해서 공사가 한창이었고, 일대는 교통이 통제되어 공사장 망치소리와 공사 차량 소리로 소란스러웠다.

바로 근처에 있는 소방서에는 그날의 희생자들의 모습이 돋을 새김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뉴욕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그날의 아픔은 희생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낫시르에게도 그날의 기억은 마음 속에 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집트에 살고 있지만, 낫시르는 미국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슬람교를 믿지만, 낫시르는 종교 보다는 야구를 더 좋아한다.

9,11 테러 그당시 열 살이었던 낫시르는 단짝 친구인 존과 함께 그날을 목격했다.

그들은 학교에서 동물원 견학을 가서 구경을 하던 중에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빌딩에서 사람들이 떨어져 내리는 것도 보았다.

 

 

 

그날 이후 여름휴가를 함께 즐기며, 이집트를 함께 여행하자던 존은 냉랭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 너희 아빠가 이슬람교도라서 그래!" 존의 대답에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 내 이름은 낫시르야! 빈 라덴이 아니라고! "나는 펄쩍 뛰었다.

" 너 여기서 볼일 없으니까 꺼져, 이 아랍놈아 !" ( 책 속의 글 중에서)

 

 

9.11 테러이후에 싸늘하게 식어 버린 우정.

비단 친구사이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그이후에 이슬람을 혐오하는 분위기는 확산되었다.

그리고 미국은 보복 공격으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다.

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였다는 핑계로 미국이 여러나라와 함께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킨 후에 또다시 그곳에는 전쟁이 터진 것이다.

<나는 빈 라덴이 아니에요!>는 어린이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깊이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중심으로 .11 테러와 이라크 전쟁, 이슬람교도 혐오주의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것은 그림책의 글을 쓴 '베르나르 샹바즈'가 프랑스 출신으로 소설가, 시인 그리고 역사학자이기에 9.11 테러를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까지를 끄집어 내서 이슬람교도 혐오주의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다.

그것도 그림책의 짧은 글들을 통해서 미국인이지만, 이슬람계인 부모를 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소설적인 상상의 이야기와 역사적인 사실이 공존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글과 그림 이외에도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사진이 실려 있고, 그 사진들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석해 준다.

 

 

그림을 그린 '바루'도 프랑스 출신의 아트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로 9.11 당시 뉴욕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았기에 그 역사의 현장을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실감있는 그림들이 나올 수 있었고, 특히, 일러스트에 신문을 오려 붙이는 기법으로 사실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그림책이기에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어린이들에게 이슬람 세계와 미국과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가를 알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림책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게 해 주고, 무조건 이슬람계라고 해서 혐오하는 것은 나쁜 행동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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