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메르헨 문지아이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서정 옮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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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나 어른이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나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나 안데르센의 동화 몇 편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 <인어공주>, <엄지 아기>, <못생긴 아기 오리>,< 임금님의 새 옷>은 너무도 잘 알려진 동화이다.

그렇다면 안데르센은 몇 편의 동화를 남겼을까? 약 160여편의 동화를 남겼고, 그 동화들은 15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하니,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안데르센의 동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서 읽던 안데르센의 동화, 그리고 아들이 어릴 때에 읽어 주던 안데르센의 동화.

그 동화들은 아름답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지만, 읽은 후에도 깊은 감동을 주었던 것은 안데르센 동화의 특징인 풍자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동화 속에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그 바탕에는 삶의 지혜도 있었고,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도 있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마음 속에 하나 가득 교훈적인 것들이 새겨졌던 것이다.

이번에 다시 읽게 된 안데르센의 동화들.

<안데르센 메르헨>을 보는 순간, 책의 크기나 책의 두께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지만, 워낙 이야기들이 재미있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여 읽을 수 있었다.

이 책 속에는 안데르센 동화 43편이 실려 있다. 혹시 '메르헨'이란 뜻이 궁금할 수도 있겠다.

'메르헨'이란 독일어로 전래동화, 설화, 민담, 동화 등을 일컫는 말이다.

책 속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화들도 있지만, 전혀 읽은 적이 없는 동화들도 다수 담겨 있어서, '안데르센 동화' 를 잘 알고 있다고 뽐내는 어린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어린 시절, 우리집에는 안데르센 동화집이 시리즈로 몇 권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화가 <야생 백조>이다. 아마 그때는 이 제목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엘리자와 열 한 명의 오빠 이야기인데, 새 왕비가 들어오면서 이들은 궁에서 쫒겨 나게 된다. 왕비의 마술에 오빠들은 백조로 변하여 그물에 엘리자를 태우고 하늘을 날아다니던 중에 마술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는 묘지에 있는 쐐기풀로 사슬 갑옥을 만들어서 오빠들에게 입히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엘리자는 쐐기풀에 찔려 가면서 옷을 짓다가 어느 나라의 왕비가 되지만, 11벌의 옷을 만들기 위해서 쐐기풀을 구하러 묘지에 갔다가 마녀로 오해를 받고 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처형장으로 가면서도 갑옷을 짓던 엘리자는 드디어 11벌의 갑옷을 만들어 엘리자 주변을 훨훨 날아 다니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오빠들에게 던져 준다.

하얀 백조가 늠름한 왕자로 변하는 순간, 나는 너무도 기뻣었는데....

이 책 속에서 그 이야기를 읽으니, 어릴 적의 우리집이 그리워진다. 그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다.

처음 읽는 동화인 것같으나, 읽다 보면 어렴풋이 생각이 나는 동화들도 있으니, 이 책은 나를 어린 시절로 시간여행을 시켜준다.

중국 이야기를 해 주겠다면서 안데르센은 <나이팅게일>이야기를 해 준다.

노래를 잘 부르는 나이팅게일.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아름답다고 칭찬을 하지만, 황제는 나이팅게일의 존재를 외국의 책을 통해서 알게 되니...

 

 

숲에서 잡아 와서 궁에서 키우지만, 사람들은 나이팅게일보다 더 아름다운 인조 나이팅게일를 만들어 낸다. 보석으로 치장한 인조 나이팅게일은 언제나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똑같은 노래를 똑같은 리듬으로 부르지만, 결국 태엽이 풀려서 고장이 나게 된다.

그래도 끝까지 황제를 지켜주고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줄 수 있는 새는 나이팅게일이다.

황제에게 나이팅게일이 하는 이야기는 자신이 궁전에 와서 황제에게 노래를 불러 준다는 것을 비밀로 해 달라고 한다. 나이팅게일은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어른이 읽어도 동화 속에 감추어진 작가의 의도를 감지할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안데르센의 동화는 동물들을 등장시켜서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속성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다. 일단을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인간에 대한 풍자와 위트가 담겨 있어서 안데르센이 말하고자 한 것을 깨닫는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안데르센 메르헨>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가 유명한 독일의 그림책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의 그림은 상상력을 잘 나타내기는 했지만, 환상적이지는 않다.

그래서 안데르센 동화의 풍자적인 요소와는 맞아 떨어지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점이 있을 것이다.

엄마와 어린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동화책 <안데르센 메르헨>

어른 들은 추억 속으로, 어린이들은 상상 속으로, 날아가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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