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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철학에 미치다 - 생각하는 힘, ‘수학’으로 키워라!, 개정판
장우석 지음 / 페퍼민트(숨비소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에는 수학이 그리 재미있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유명한 수학의 정석을 풀어야 했기에 어려운 문제풀이에 질렸었던 것같다.
그러나, 아들의 공부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숫자에서 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학년을 따라 가다보니. 그 어떤 과목보다도 정확한 답이 나오기에 문제풀이가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아들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수학은 평소에 공부하면 되는 과목이기에 특별히 시험기간중에 공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이 나오는 과목이었고, 그 어떤 과목보다 자신있어 하였다.
지금 아들은 경제학을 전공하니 자연스럽게 수학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고, 평생을 함께 해야할 학문이기도 한 것이다.
흔히들, 수학은 왜 배울까?, 돈계산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다 보면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구구단조차도 못 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수학은 참으로 힘겨운 과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수학 문제를 풀고, 증명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는 것을 모르기에 실생활에서의 수학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학이란 기본적 사실을 이용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는 학문으로 정확한 지식을 추구하겠다는 의식의 순수성이 내재된 학문인 것이다.
또한, 증명문제도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의 틀을 새롭게 만들고, 새로운 사유 방식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학과 철학, 두 학문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얼핏하게 되면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수학문제의 풀이 과정에서 생각을 하여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고대 서양의 철학자인 데카르트, 탈레스, 플라톤, 그리고 19세기에 들어와서 러셀, 힐베르트 등을 보더라도 그들은 철학자이자 수학자, 또는 물리학자이기도 한 것이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는 4 part 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철학, 수학으로 사유하다 탈레스에서 아르키메데스까지
Part 2 철학은 곧 관계다 노자와 장자 그리고 음양오행의 사유법
Part 3 잠자던 수학을 깨우다 불변에서 변화의 수학으로
Part 4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수학 실체에서 관계의 수학으로
이렇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에서 현대에 이르는 철학자들의 행적을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수학적 사유를 하였는가를, 그리고 중국의 철학자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수학까지를 더듬어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학을 통해서 철학'을 알아보기도 하고, '철학을 통해서 수학'을 알아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는 수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전공한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다.
서양의 철학에서 수학의 원리를 찾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탈레스에서 시작하여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논리를 바탕으로 존재론적 세계관을 확립하게 되고, 거기에서 대표적인 학문이 수학이었으니까.

그런데, 중국의 철학에서 수학의 원리를 찾는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대 중국의 노자, 장자, 음양오행설 등을 통해서 중국의 철학에서도 변화의 사유, 생성의 사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이고, 그 속에서 수학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두 학문을 모두 전공하였기에 책 속에는 수학적 문제들이 많이 소개된다.
<생각거리>를 통해서는 직접 독자들이 사유할 수 있는 이야기와 문제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는 수학과 철학이 함께 공존하는 책이기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