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 푸른숲 새싹 도서관 1
김향이 글, 이덕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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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외동이들이 많은 가정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야기이다.

부모의 관심을 모두 혼자 독차지하기 때문에 '엄마는 형만 좋아해'. '나는 언제나 형때문에 미움만 받아' .

이런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형제자매가 많았던 시절에는 어느 집에서나, 이런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우리집은 딸만 일곱이었다.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자매들에게도 항상 큰 언니는 공주와 같은 존재였다.

부모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언니였기에 우린 큰 언니에 대해서는 어떤 경쟁심(?)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다른 자매들에 대해서는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부러운 점들이 많기도 했다.

예쁜 옷을 누가 입느냐에 대해서, 누가 더 공부를 잘 하느냐에 대해서...

나는 7 명의 딸 중의 넷 째였으니 위로도, 아래로도 중간적인 위치에 있었기에 성장하면서 열등감을 가졌던 시기도 있었지만, 독립심이 강해질 수 있는 위치였던 것같기도 하다.

언니와 동생들과 의논하기 보다는 내 일은 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곤 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를 읽게 되니, 어릴 적의 생각들이 떠오른다.

'언니만 잘 해주고..' , '동생만 잘 해 주고...' 그런 생각을 가졌던 어릴 적의 기억이 새삼스럽다.

이 그림책은 형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아우의 이야기이다.

흔히 가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지만, 아우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어린이들에게는 심각한 이야기이다.

형인 선재는 공부는 잘하지만, 몸이 약하고, 동생인 민재는 몸은 튼튼하지만 공부를 못한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몸이 약한 형을 먼저 생각한다.

동생 입장에서 보면 맛있는 음식도 형을 위해서 만드는 것 같고, 새 옷도 언제나 형이 입고.

동생은 형이 입던 헌 옷을 물려 입게 되고 엄마의 관심은 형에게만 쏠리는 것같다.

어느날, 동생 민재는 이가 아파서 " 엄마, 나 이 아파"하고 말하지만, 엄마는 형에게 줄 닭튀김만 열심히 만드신다.

그러니,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어요"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엄마와 할머니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서 엄마가 형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민재도 사랑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가정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부모와 자식 관계, 그리고 형제 자매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흔히 속담에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열 손가락 중에 더 아픈 손가락이 있고, 덜 아픈 손가락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지는 생각도 더 생각하게 되는 자식과 덜 생각하게 되는 자식.

더 정이 가고, 덜 정이 가는 자식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렇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그런 생각들을 자식들이 눈치 채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식을 향한 기본적인 부모의 마음은 같은 것이기에 자식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 자식에게나 똑같이 나타내야 할 것이다.

어릴적에 자녀들이 부모의 행동으로 생기는 마음의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부모와 자녀가 같이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은 모든 자식들에게 똑같음을 일깨워 준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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