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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 헨리 포드부터 마사 스튜어트까지 현대를 창조한 사람들
전성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8월
평점 :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는 저자 '전성원'이 2년여 동안 <월간 인물과 사상>에 연재하였던 칼럼을 다듬어서 묶은 책이다.
이 책 속에는 16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목차를 훓어 보는 순간 '이 책 속에 소개되는 16명의 인물들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서로 관련이 없는 인물들이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의깊게 살펴 보면 그들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들을 만든 사람들이다.
포드 자동차, 소니 워크맨, 바나나, 코카콜라, 월마트, 힐튼호텔, 석유, 미키마우스, 보잉기, 캘럽여론조사...

이 책의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에도 그 특이함이 돋보인다.
" 전성원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
전태일이 세상을 떠나 1970년 통일로 연변 구파발에서 태어나 특전사 사령부 인근 거여동에서 성장했다. (...) 중학교 3학년이던 1985년 11월 민정당 중앙 정치 연수원 농성사건을 학교 옥상에서 보았다. (...) 1991년 고교 2년 후배 천세용의 분신사건을 보았고 (...) 졸업 후에 광고 기획사에서 한보그룹 등의 브로슈어나 관련 책자들을 만들다가 수서 비리사건으로 그간의 삶에 회의를 느껴 퇴사한 뒤 (...)" (저자 소개글 중에서)
자신의 삶을 이렇게 주요 사건들과 연관지을 수 있다면 파란만장한 삶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사건들에 주목하고 있기에 이렇게 연관을 지을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전성원을 누군가는 '지적 방랑 중에 몰려든 그 엄청난 디테일을...' 이란 표현으로 말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우리시대의 르네상스 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왜 그런 표현이 나올 수 있었는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한 디테일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지적 방랑'이란 표현이 말해주듯이 한 인물,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 자료를 검색하여야만 알 수 있을 정도로 다각도로 분석하고 많은 이야기를 집합해 놓은 듯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은 16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위인전의 모습과 자기계발서의 모습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시중의 많은 자기계발서가 기업을 창업한 이들의 성공담만을 전파하는 자기계발류의 찬사와 개인의 업적으로 가득차 있다면 이 책에서는 그들의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시각을 함께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민족해방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곳의 소년병들의 손에 들려진, 테러가 일어나는 곳의 테러범의 손에 들려진 AK -47 소총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AK-47 소총을 개발할 당시만해도 나치 독일로 부터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서였는데, 전세계에서 7000 만~1억정 이상이 팔린 인류에서 가장 잔인하고 비열한 무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윌리엄 보잉이 개발한 보잉기도 민간항공기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사람과 화물을 운반하는 평화의 상징이면서도 폭격기로 이용되는 전쟁의 상징이 되는 두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석유왕 록펠러는 석유산업을 독점하기 위해서 리베이트와 협박 등 악행을 자행하는 반면에 자선사업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하니,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는 것이다.
힐튼 가문의 두 망나니인 패리스 힐튼과 니키 힐튼의 생각없는 명품녀 이미지와 그녀들의 악명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이런 행동을 이용해서 독자 브랜드 사업까지 하고 있으니...
그녀들이 매스컴의 촛점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호텔 브랜드를 홍보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아마도 학창시절에 소니 워크맨을 가지고 싶어 했던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소니의 '모리타 아키오'도 이 책 속에 소개되는 인물이다. '소니 워크맨'의 인기는 그 시절에는 개인주의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혼자서 어디에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그러니, 갖고 싶었던 '소니 워크맨'

지난 20년간 휴대용 음향기기의 대명사였던 '소니 워크맨'은 애플의 아이팟에 밀려 이제는 그 모습을 찾기 조차 힘들어졌다. 아이팟도 조금씩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니....
16명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미롭게 책 속에 빠져 들게 된다.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이라면 읽는 시간이 많이 걸릴 법도 한데, 내용이 흥미로우니 잘 읽히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16명의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 보니, 그동안 정치, 사회적 인프라의 변화를 초래한 인물임을 알게 된다.
비슷 비슷한 구성과 내용의 자기계발서나, 위인전과는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 보았다는 의미에서 한 번 쯤은 읽어 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