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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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한 역사 로맨스 소설하면 정은궐이 떠오르게 된다.

그의 작품으로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그리고 몇 개월 전에 드라마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해를 품은 달>이 있다.

이 모든 작품들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가상의 세상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2007년에 출간되었는데, 그의 후속작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 2009년에 날개돋친 듯이 팔리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개정판이 2009년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두 작품은 국내에서 100만 부 이상이 팔린 스테디 셀러에 오르게 된다.

또한, 드라마로도 방영된다. <성균관 스캔들>, 그리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로.

(사진출처 : Daum 검색)

그런데, 나는 이들 드라마는 보지 않았으며, 2010년 봄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게 되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후속작인 것을 모른채로, 그러나 나중에 이 두 소설은 모두 읽었다.

많은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은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서 잘금 4인방의 사랑과 우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 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남장 성균관 유생의 이야기는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조선시대의 유생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그 재미를 더한다.

또한, 당쟁에 얽힌 조선 사대부들의 이야기와 궁궐에서 일어나는 암투는 역사의 한 장면과 일치하는 부분들까지 있기에 로맨스 소설과 역사소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영향인지, 소설 <해를 품은 달>도 개정판이 나오면서 한때는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책은 정은궐의 2005년작이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역시 한 편도 보지 않았기에 소설과 드라마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에는 책의 판매량이나 드라마의 시청율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었다.

(사진출처 : Daum 검색)

소설 <해를 품은 달>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배경이나, 표정연기, 눈빛연기, 그리고 소설보다는 더 많은 대사들이 드라마에는 들어갈 것이고, 소설보다는 드라마가 더 장시간에 걸쳐서 보여지는 것이기에 서로를 비교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드라마의 원작이라는 것, 그것이 <해를 품은 달>이 가지는 의미가 될 것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 시대적으로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했고, 작품 속에 정조가 등장하는 것에 비하면, <해를 품은 달>은 주인공이 조선시대의 가상의 왕이다.

조선의 젊은 태양인 이훤이란 왕과 왕의 액받이 무녀 월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이다.

세자 시절에 훤이 연모하게 되는 연우 낭자.

젊은 스승인 염의 누이인 연우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의 오빠인 염에게서 풍기는 난향이 그녀의 향기임을 훤은 느끼게 된다. 그 향은 난향이자, 달의 향이고, 가슴 저리게 그리운 향임을.

둘은 몇 번의 시를 적은 편지와 상추씨를 뿌린 작은 항아리를 건네 받는 사이였지만, 그 어떤 연인들의 만남보다도 더 간절한 만남을 기대하게 된다.

드디어 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게 되지만, 그녀는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다.

훤은 단 한 번도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했건만, 그녀을 그리워하는 맘은 하염이 없다.

둘은 아주 짧은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왕이 된 훤이 온양 행궁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름없는 무녀와의 만남인 것이다.

그런데, 무녀에게서는 연우의 난향이 흘러 나오는 것이다.

"그녀에게 흘러나오는 것은 울금향이 아니었다. 난향이었고, 달의 향이었고, 가슴 저리도록 그리운 향이었다. " (p33)

비를 피해 들어간 집에서 만난 무녀에게 훤은 월이란 이름을 내린다.

"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구나,하룻밤 스쳐 지나가는 짧은 만남에 어찌 이리도 마음 깊이 생채기가 난 것인지. 베어서 두고 온 것은 내 기억이 아니라 마음이었구나" (p202)

훤은 왕이지만, 대왕대비윤씨를 비호하는 세력인 훈구세력의 권력 암투 속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

훤과 월의 만남은 또다시 궁궐에서 왕과 왕의 액받이 무녀라는 관계로 이루어 진다.

연우와는 인연의 끈이 끊어졌건만, 그들의 만남은 또 다른 인연의 끈이 되어 이어지는 것이다.

" 하늘 아래엔 서로 섞일 수 있는 것이 있고, 섞일 수 없는 것이 있고, 섞이면 안 되는것이 있사옵니다. 주상과 무녀는 너무나 멀리 있기에 섞이면 아니 되는 것이옵니다. " (p29)

소설 속에서는 훤과 왕비, 훤의 이복 형인 양명군과 연우낭자, 염과 민화공주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서얼출신인 젊은 무사 제운의 이야기도 함께.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인연의 끈은 어떻게 계속될 것인지.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게 계속된다.

세자빈 간택을 받았던 연우가 갑작스럽게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연우는 어떻게 액받이 무녀인 월이 되었을까?

궁금증은 <해를 품은 달1>에서는 풀리지 않고, <해를 품은 달 2>로 넘어간다.

조선은 당쟁으로, 외척들의 세도 정치로 왕을 무력화시켰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소설 속의 사회적 배경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상의 이야기임에도 조선의 역사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훤은 사랑과 권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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