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김재진 지음 / 시와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김재진'은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서 당선되어 시인으로 문단에 등단하게 된다. 그후에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게 된다.

그런데, 그의 꿈은 첼리스트가 되는 것이었기에 첼로를 전공하기도 했다. 그리고 불교 방송에서 방송 피디로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영성적인 음악을 CD로 기획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남기고 있는 지금까지의 흔적을 보면 '치유와 위안을 전하는' 일들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치유의 시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럼, 나는 그를 이전에 알고 있었을까?

아니다, 나는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를 통해서 시인 김재진을 처음 만나게 된다.

이 책 속에도 어김없이 그의 마음이 담긴 '위로와 치유의 시' 80편이 실려 있다.

" 그의 시는 사람들의 아픈 구석을 어루만진다. 이를테면 그는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아픔부터 눈에 들어 오는 시인이다. " (p. 138)

백 마디의 말 보다도, 몇 장의 글 보다도 그의 시 몇 편을 감상해 보는 것이 시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누군가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햇볕과 그 사람의 그늘을

분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두운 밤 나란히 걷는 발자국 소리 같아

떨어져도 도란도란

가지런한 숨결 따라 걸어가는 것이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픔 속에 가려 있는 기쁨을 찾아내는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고 새 바람 들여 놓듯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p. 29)

새벽에 용서를

그대에게 보낸 말들이 그대를 다치게 했음을.

그대에게 보낸 침묵이 서로를 문 닫게 했음을.

내 안에 숨죽인 그 힘든 세월이

한 번도 그대를 어루만지지 못했음을. (p. 34)

내 안의 어둠이 내 밖의 사랑과 만나 빛이 되기를

내 안의 파도가 내 밖의 바다와 만나 새가 되기를

내 안의 분노가 내 밖의 거룩함과 만나 용서가 되기를

내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며 기도할 때마다

갈망하는 그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내가 세상으로부터 상처 받는 그 순간마다

이름으로부터 많은 것 배우게 하소서.

내가 고독함에 시달리는 그 순간마다

묵묵히 외로움 받아들이는 섬으로 있게 하소서. (p. 71)

바람, 나

내 안에 바람이 있다.

내 안에 불이 있다.

내 안에 산이 있고

내 안에 오래도록 묻어둔 항아리가 있다.

내 안에 피는 이 꽃들을,

숨 막혀 터질 것 같은 향기를,

전할 수 없어 아쉬워라 그대여

빛나던 그 별들을 다

헤아릴 수 없어 안타까워라.

우리가 우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우리 속에 있으니

나는 나 하나로 가득할 뿐 부족할 것 없다. (p. 103)

특히, 이 책은 눈과 귀와 마음으로 읽는 최초의 동영상시집이다.

이 책 속에 있는 QR 코드를 휴대전화로 찍으면 음악과 영상시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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