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 감성 투자로 상대방을 움직이는 23가지 설득 기법
필립 헤스케스 지음, 하윤숙 옮김 / 황금부엉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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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는 16살 때에 '데일 카네기'가 쓴 <카네기 인간 관계론>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신뢰받는 책인데, 그는 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후에 '로버트 치알 디니'가 쓴 <설득의 심리학>을 읽게 되고, '스티븐 코비'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도 읽게 된다.

이 책들은 모두 '설득'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 책들의 영향인지 저자는 그후에 광고회사에 다니게 되기도 하지만, 평생을 '설득과 영향력, 커뮤니케이션과 인간관계'를 연구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지금까지 자신의 책을 한 권도 집필하지 않았었는데, 그것은 '설득'에 관한 책은 수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출간되기도 했고, 읽어보면 그 내용이 그 내용이거나, 너무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을 하여 독자들에게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이나 <설득의 심리학>과 같은 책보다 더 잘 쓰지 않을 바에야 책을 집필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강연을 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은 그의 저서로는 어떤 책이 있는지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질문을 하곤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평생 연구였던 '설득'에 관한 책을 집필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서 설명을 해주는데,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책 속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생활 속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경우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그런 관점보다는 판매를 하는 판매자의 입장,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의 설득 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생활 속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것들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도 '아, 그렇겠구나!'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기 때문이다.

전에 중학교에서 근무할 적에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야기라기 보다는 상담이었으니까, 어떻게 생각하면 그 시간들이 학생들에게는 힘든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이 자신들의 가정 생활, 학교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물어보고, 조언을 해주니까.

그 당시에 기억나는 학생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었는데, 그 지역 유지의 장남이었다. 부농이었기에 남부러울 것없는 가정이었는데, 그 아이는 머리도 참 좋았다. 별명이 '짱구'였으니 얼큰인셈이었다.

그런데, 그 좋은 머리에, 그 좋은 가정환경에 공부를 게을리 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청소시간에 학급 앞의 잔디밭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물론, 그 아이는 그저 내 말을 듣는 편이었다. 그때 나는 그 아이에게 더 큰 세상으로 나가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상업 고등학교와 같은 재단이어서, 중3이 되고 고등학교 입학 원서를 쓸 때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보내주지 않고, 같은 재단의 상업 고등학교로 유치시키려고 학생들의 능력이나 적성 등을 고려하지를 않는 그런 학교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공부를 하려면 인문계 고등학교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학생은 어떻게 내 이야기를 알아 들었는지, 차츰 학습 태도가 달라지더니, 중3 때에 대도시로 전학을 갔고, 그후에 서울에 있는 사립 명문 경영학과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미국 유학을 갔다 와서 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언젠가 그 학생이 나에게 농담처럼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 선생님이 그 날 잔디밭에서 저에게 그런 말씀을 안 해 주셨다면, 저는 촌부(村夫)로 살았을거예요"

나는 까맣게 잊어 버렸던 그 날의 일. 그때에야 그 날의 기억이 되살아 났다.

아마도 내가 그 학생을 잘 설득을 했었나 보다. 그 학생이 설득당한 것은 나를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 설득이란 잠재 의식이 어떻게 당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드러내는지 이해하는 것" 이라고 한다.

그리고 " 사람들이 당신에게 호감을 가질 때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 35)

이 책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판매자 입장에서 고객을 설득하는 방법 23가지를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설득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 사항을 제시한다.

1장에서 23장으로 구성된 소제목이 바로 " 감성 투자로 상대방을 움직이는 23가지 설득 기법" 인 것이다.

" 설득의 시작은 관계다. 그리고 관계의 시작은 첫 인상이다." (p. 36)로 첫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첫인상이 꼭 외모만을 이야기하지 않음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린 흔히 '설득력이 있다' 고 말하면, '말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설득력'과 '말재능'은 같은 의미가 아닌 것이다. 설득에도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는 것이다.

좋은 설득자가 지니는 중요 특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인 것이다. 그래서 유창한 말 대신 감성에 호소하는 단순한 말에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유능한 설득자는 결코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더 많이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설득'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것에 '협상'이 있다.

" 협상은 산책과 같다. 협상은 설득 과정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협상이란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단계가 아니다. 협상은 이정표도 아니고 장애물도 아니며 전체 과정 속에 스며들어 있다. " (p. 184)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 속에서 좋은 문장 한 문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 삶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며, 낮은 곳이 있다는 사실을 통해서만 높은 곳을 확인할 수 있다. " (p. 335)

이 책은 판매에 관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사례들만 인지해도 구매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구매로 연결 지을 수 있는 노하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니, 일반 독자들이라고 해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설득을 해야 하고, 누군가의 설득을 받을 때에 상황마다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설득'에 관한 책을 쓰기를 원했던 저자이기에, 과연 이 책이 그만큼의 위치에 있는가는 독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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