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열정으로 세계를 지휘하라 - 세계인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전하는 희망의 초대장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4
류태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을 '정트리오'라고 한다. 그들이 세계 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할 때마다 매스컴에서는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에 희생적인 뒷바라지를 해 준 어머니의 이야기가 소개되곤했다.

그래서 세계적인 음악가의 뒤에는 어머니가 있었음을 알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7남매에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해 주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명소에게는 플루트, 명근에게는 비올라, 명화는 첼로, 경화는 바이올린,

그들의 어머니는 자신이 엘리트 가정에서 자라고 유학까지 갔다 왔기에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아닌 더 넓은 세계로 나가야 함을 알고, 그들을 미국으로 보낸다.

그런데 6째인 명훈은 7살부터 피아노를 배우는데, 남다른 재능과 흥미를 보이게 된다.

그때부터 정명훈은 음악천재의 소리를 들으면서 서울 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명훈 역시 더 넓은 세계로 나가게 되지만 그는 미국이 아닌 유럽을 선택하게 된다.

그의 일생에서 피아니스트가 아닌 마에스트로가 되는 계기가 된 것은 차이콥스키 연주회에 참석하게 되는 것이었는데,

"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러나 열렬한 환호를 받는 승자가 있고 쓸쓸하게 퇴장하는 패자가 있으니 스포츠와 다를 게 없구나. " (p. 101)

물론, 세계적인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연주회에서 당당하게 2등을 하지만 그는 새로운 길인 지휘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후 LA 필하모닉에서 정명훈은 일생에 있어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인 줄리니를 만나게 된다.

"줄리니가 가진 정결한 영혼, 겸손함, 관대함, 내면을 움직이는 감동은 어쩌면 예술가라기 보다는 성직자에 가까운 덕목이었다. " (p. 130)

여기까지에서 우린 지금의 정명훈이 있기까지에 큰 영향을 준 2사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물심양면으로 희생적인 열정을 보여 주었던 정명훈의 어머니.

그리고 음악적 재능만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까지를 배울 수 있게 해 주었던 정명훈의 스승 줄리니.

어머니의 열정이 없었다면?, 줄리니의 음악적 지도와 인간적 배려가 없었다면?

지나간 날들에 대한 가정이기는 하지만, 그토록 그들은 정명훈에게 소중한 것들을 가르쳐 주신 분들이다.

그리고 또 정명훈의 가족. 그의 가족 사랑은 남다르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클래식 연주회에 참석할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다.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소양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클래식 연주회에 티켓 값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에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평생을 잊지 못할 정도의 감동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클래식의 향연에 심취되어 보는 것도 색다른 삶의 여유를 누리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명훈이 지휘하는 연주회에는 한 번도 가 보지를 못했다. 매스컴을 통해서 연주하는 모습을 접한 것이 고작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약해 보이지만, 지휘를 할 때의 자신감이 넘치는 그 모습.

그것은 그가 1994년에 바스티유 오페라와의 갈등에 대처한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불의에 굽히지 않는 마에스트로의 모습.

엄연히 계약기간이 2000년까지인데도 1994년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는 그를 해임한다. 그는 법정 투쟁을 강행하면서까지 그의 생각을 관철하는 것이다.

오히려 그 사건은 정명훈의 입지를 더 굳히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오로지 음악에 모든 것을 바쳤던 그는 유럽으로, 미국으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 자리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가 태어나신 곳, 그가 태어난 곳, 그의 아이들이 살아갈 곳은 조국이라는 생각에 한국에 오게 된다.

" 나는 첫째로 인간이요, 둘째로 음악가, 셋째로는 한국인입니다. ( 정명훈의 말 중에서)

정명훈이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로 성고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자면,

첫 번째는 음악가로서의 한결같은 직업의식.

두 번째는 유연한 리더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정명훈 자신은 " 나는 끌고 가는 지휘보다는 따라가는 지휘가 좋다" 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04'에 해당하는 책이다.

그래서 책의 글자 크기가 어른들의 책보다는 크고, 내용도 청소년들이 읽기에 쉽도록 되어 있다.

세계적인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다른 그 무엇이 있었음을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열정적인 마에스트로의 인생이야기, 음악이야기.

그 속에서 우리들이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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