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경제학 - 길가메시에서 월스트리트까지 성장과 탐욕의 역사를 파헤친다
토마스 세들라체크 지음, 노은아.김찬별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경제학이란 어려운 학문이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은 경제와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씩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읽지만 다소 어렵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선악의 경제학>은 책제목부터가 경제학을 기존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시각,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했다는 생각을 가지게하는 경제학 서적이다.

 

 

그 생각은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실린 '알렉산더 포프의 <세계의 수수께끼>라는 시의 등장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실린 ' Foreword : 경제학을 둘러싼 경계를 무너뜨리다'라는 전 체코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의 서문으로 이어지고, 'Introduction 경제학 이야기 : 시에서 과학으로, 과학에서 시로' 이르게 된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시와 대통령의 추천사, 그리고 경제학에 관한 짧은 설명이 말해 주는 것처럼 보통의 경제학 서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 토마스 세들라체크'는 24살에 체코의 전 대통령인 '바츨라프 하벨'의 경제 자문이었다고 하니, 그의 행보 역시 심상치는 않은 것이다.

그는 <선악의 경제학>을 쓰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고, 그 속에 담긴 내용들에서 경제학의 기원을, 경제 이론을 찾았던 것이다.

저자의 시각은 보통의 경제학자들이 다루던 내용들과는 상당히 다르고, 특히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제학이 그동안 외면했던 윤리적 가치를 되살여야 한다'( 책 속의 글 중에서) 는 취지를 가지고 이 책을 썼고, 이런 내용의 강연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주제는 메타 경제학이고,

1부에서는 신화와 종교, 신학, 철학, 과학에 존재하는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일곱 개의 특정한 주제에 집중해 일곱 개의 기착지를 살펴보는 형식으로 경제학을 살펴 본다.

그렇기에 제일 처음에 나오는 내용이 약 4000년 전에 기록된 <길가메시>에서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 나가는 것이다.

<길가메시>는 역사상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이지만, 이 책 속에는 경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록은 전혀 없다. 그런데도 저자는 이 책이 경제 문제의 초석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나의 사례를 든다면, <길가메시>속의 엔키두. 야생의 엔키두를 길들임으로써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이용하였으며, 1000 년이 흐른 후에 경제학의 중심 사상인 악이 가진 힘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다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아 내는 것이다.

서평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기에 설득력이 떨어지겠지만, 책 속의 내용을 읽으면 <길가메시>통해서 그런 부분 부분들의 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길가메시>, <구약성서>, 고대 그리스의 사상, 기독교 교리, 데카르트, 버나드 맨더빌, 애덤 스미스 등을 통해서 경제 사상 교과서, 경제 관련 저작에서는 다루지도 않았던 것들을 찾아 내는 것이다.

구약 성서가 현대 자본주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그리고 신화와 과학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경제 관련 내용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서양 철학의 기초를 이루었는데, 현대의 생활 양식에는 어떤 기여를 하였는가를,

크세노폰의 경제사상에 얼마나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는가를....

이런 주제들의 경제학 책은 독자들은 아마도 처음 접하게 되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리고 2부에서는 1부에서 최초의 문학작품, 구약, 기독교, 신화, 철학, 심리학, 문학, 영화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찾아 보았던 것들의 전체적인 흐름을 요약해 나가게 된다.

특히 2부에서는 '경제학의 대장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모든 경제학 분야의 기초가 되는 <국부론>을 쓴 것으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이지만, 윤리 문제를 다룬 <도덕 감정론>도 썼다.

<도덕 감정론>은 경제학자가 아닌 철학자이자 매우 유능한 도덕 교사의 면모를 잘 나타내는 책인데도 사람들은 애덤 스미스 하면 <국부론>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만들어 냈다고 여겨지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과 관련된 오해가 있음을 .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진실, 그리고 우리들의 생각에 오류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자면, <국부론>과 <도덕 감정론>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상충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애덤 스미스의 두 얼굴을 살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 경제학자로서 나는 스미스의 진정한 유산은 윤리적 질문이 경제학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교훈이며, 이 질문이 경제학의 핵심 질문이라고 믿는다. 나는 그가 경제학에 남긴 가장 영향력있는 공헌은 윤리적 차원이라고 생각한다. 선악에 대한 논쟁은 스미스에서 시작되지 않았지만, 스미스로 막을 내렸다. " (p. 295)

<선악의 경제학>은 분명히 지금까지의 경제학 관련 책들과는 다른 책이다.

"신화에서 종교, 철학, 문학, 영화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방대한 지적 탐험" ( 책 뒷표지 글 중에서)인 것이다.

책은 분량도 많을 뿐더러, 경제학 관련 서적이기에 많은 경제 학자와 경제 이론 등이 나오게 된다. 경제학에 많은 지식이 없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저자가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꼭 경제학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그러니, 알고 있는 만큼씩만 독자들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경제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할 수 없기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의 모든 것은 결국 선과 악의 문제'라고 주장한 첫 번째 책임에도 이미 체코에서 출간된 이래로 유럽, 미국에서도 베스트 셀러의 대열에 올랐다고 하니, 이로써 이 책의 진가를 짐작할 뿐이다.

나처럼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다양한 영역 속에서 경제의 기원을 찾아 본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경제관련 책이라는 부담감은 줄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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