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In the Blue 6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수채화가 아름다운 여행 에세이에 <원제무의 도시문화 오딧세이>가 있다. 2002년에 출간되어 지금은 품절된 책인데,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 베르겐, 코펜하겐, 동유럽의 빈, 바르샤바, 크라쿠프, 프라하, 부다페스트, 남미의 멕시코시티, 리마, 쿠스코, 브라질리아, 쿠리티바 등 총 17개의 도시에 얽힌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여행 정보책이 아닌 그런 도시에 대한 이야기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매력은 도시 공학을 전공한 원제무 박사의 에세이와 함께 수채화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수채화의 특색인 번짐이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은은하면서도 우수에 젖은 듯한 느낌을 주기에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던 책이다.

도시의 이야기와 수채화, 그당시에도 신선한 발상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도 가끔은 내가 여행한 곳에 대한 이미지를 수채화에 담아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런데, <원제무의 도시문화 오딧세이>처럼 여행지의 모습을 수채화에 담아 내는 작가가 있다.

" 여행은 감성이다" 라는 글과 함께 백승선은 감성 여행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데, 이 책들을 독자들은 <번짐 시리즈>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6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출간될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읽는 책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추억이 번지는 곳 유럽의 붉은 지붕>이 출간되었는데, 곧 이어 <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아직 <추억이 번지는 곳 유럽의 붉은 지붕>은 읽지를 못했다.

*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 추억이 번지는 곳 유럽의 붉은 지붕

* 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백승선의 <번짐 시리즈>는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을 제외하고는 각 권마다 한 나라 또는 한 도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주 짧은 글들과 함께 그곳의 사진, 그리고 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수채화가 주를 이루는 것이다.

" 지금까지 그랬듯 전, 그곳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잘 못합니다. 다만 소소한 감상과 느낌을 재주없는 짧은 글로 대신할 뿐입니다. - 그것 역시 잘 못하고 있지만요. " ( 프롤로그 중에서)

 

 

베네치아~~

물의 도시, 베네치아.

가면의 도시, 베네치아.

영화제의 도시, 베네치아.

곤돌라의 도시, 베네치아.

 

 

 

저자는 그 중에 베네치아를 표현한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로 '물의 도시'를 들고 있다.

나 역시 베네치아라면 물의 도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베네치아에 대하여>

베네치아는 옛부터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로써 발전해 왔으며 18세기말 나폴레옹에 의해 점령당할 때까지 1,000년간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공화국 체제를 지켜오면서 번창하였다.

베네치아의 기원은 야만인인 훈족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석호로 둘러싸인 섬들로 이주한 것 부터라고 한다.

본토에서 통나무를 바다에 띄워 2m 정도 얕은 석호의 진흙층에 박아 세운 후 그 사이에 돌, 자갈 등을 채워넣고 그 위헤 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통나무는 떠내려 오는 동안 염분이 스며들어 단단해지고 그사이에 채워 놓은 돌, 자갈 등과 맞물려 아주 탄탄한 지반 역할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욱더 놀라운 것은 이 도시밑으로는 공기가 통한다는 사실, 즉 도시가 바다위에 떠있다는 것이다.

바닷물에 잠긴 나무가 시간이 지나면서 썩는 것을 알고 나무 윗부분에 공기가 통하도록 바닷물위 까지 띄워 공간을 두고 그 위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때문에 베네치아는 지금 차츰 차츰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건물을 보면 집들이 단독으로 지어진 것은 없고 건물과 건물이 서로 붙어서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도 지지해 주는 것이 있다. <내 미니홈피 속의 글 중에서>

 

118개의 섬, 177개의 운하, 400 여개의 다리, 숱한 기둥을 박아 그 위에 건설한 도시가 베네치아인 것이다.

이곳은 수많은 여행자들로 붐비는 곳이고, 그 중심에는 산마르코 광장이 있다. 그 광장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산마르코 성당은 아름답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동양의 비잔틴 양식과 서양의 로마네스크 양식이 절묘하게 혼합된 아름답고 화려한 건물.

 

 

 

그 앞에서 여행자들은 사진을 찍고, 성서 속의 이야기를 표현한 그림들을 넋을 잃고 보게 된다.

그와 함께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두칼레 궁전.

베네치아에 왔다면 꼭 한 번 타 보아야 할 곤돌라.

 

 

 

<곤돌라에 대하여>

11세기부터 곤돌라는 베네치아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슬림한 선채와평평한 바닥으로 좁고도 얕은 운하를 지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작품이다.

뱃머리가 아주 약간 왼쪽으로 꺾여져 있는데 이것은 노젓는 힘을 줄이고, 곤돌라가 뱅뱅 도는 것을 방지해 주고 있다.

1562년에는 부유함을 과시하기 위해 모든 곤돌라를 검은색으로 칠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특별한 날에는 곤돌라를 꽃으로 장식을 한다. <내 미니홈피 속의 글 중에서>

 

" 오래된 집들 사이로 흐르는 작은 운하를 따라 미끄러지듯 곤돌라가 떠다니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누군가 말했다는,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아야 할 그곳이 바로 여기다. " (책 속의 글 중에서)

곤돌라는 베네치아의 좁은 골목 골목을 유유히 지나간다. 그 골목을 흐르듯 지나가노라면 빵집의 뒷문도 보이고, 가정집의 대문이 바로 곤돌라의 옆에 자리잡고 있기도 한다.

아무래도 곤돌라를 타는 재미의 하나는 곤돌리에가 불러주는 이탈리아 가곡이 아닐까 한다.

곤돌라로는 베네치아의 미로처럼 얽혀 있는 내부만을 볼 수 있기에, 베네치아를 더 밖에서 보고 싶다면 수상택시(모터보트)를 타고 나가서 보아야 할 것이다.

 

 

베네치아를 이야기하다 보니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중의 하나인 <주홍빛 베네치아>가 생각난다.

비교적 르네상스 쇠퇴기의 베네치아를 잘 표현한 소설이기에 이 책도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베네치아하면 가면과 유리공예가 떠오르기도 한다.

베네치아의 상점들에는 가면과 유리공예품이 가득하다. 이왕 베네치아에 왔으니, 이 도시를 상징하는 상품을 사고 싶은 마음에 이것 저것 고르다 보면 그 가격이 엄청 비싸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 물건을 고르던 손길은 멈추게 된다.

 

 

 

베네치아에서는 매년 2월 중순에서 3월 초에 '카니발레'라는 가면 축제가 열리는데,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서 16세기부터 가면을 쓰게 된 것으로부터 유래가 되었을 것이다.

가면의 화려함과 다양함도 또한 좋은 볼거리인 것이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배를 타고 40분 정도 가면 베네치아의 유리공예품이 생산되는 무라노 섬에 갈 수 있다.

 

 

유리대롱을 불어서 유리 공예품을 만드는 모습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은은하게 번지는 수채화의 느낌이 백승선의 <번짐 시리즈>의 책 느낌과 같기에 출간될 때마다 구입하게 되는 책.

이 책들에 소개되는 도시나 나라가 독자들이 여행한 곳이라면 추억을 되새기면서,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이라면 언젠가 가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아니, 읽는다는 표현보다는 본다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짧은 글들과 함께 사진, 수채화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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