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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 탱고를 찾아 떠나는 예술 기행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4월
평점 :
<탱고 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저자인 박종호의 글을 언제 처음 읽었는 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저자가 쓴 이탈리아에 관한 책을 읽은 것 같은데, 그 책을 찾을 수가 없다.
그 이후에 읽은 책으로는 3권짜리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이 있다.
그의 저서로는 문화 예술 칼럼니스트, 오페라 평론가 라는 말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 예술에 관한 책들이 몇 권 있다.
그런데,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하다고 하니, 저자의 인생이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속에는 어느날 일본 문인의 글을 접하면서 탱고의 열정을 찾아 훌쩍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떠났던 그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탱고가 있기에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있고,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있기에 탱고가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문명의 도시다. 그곳에는 문학이 있고 음악과 미술이 있다. 그곳의 정수처럼 솟아나서 꽃을 피운 것이 탱고다. " (p. 11)
탱고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약 100 년 남짓한 세월을 흘러 왔지만, 그 춤 속에는 아르헨티나로 흘러 들어 온 이주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기에 탱고 음악은 애절하고, 탱고를 추는 춤은 열정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탱고 한 곡은 3분 내외, 처음엔 남자와 남자가 추기도 했다는 탱고. 탱고의 곡이 바뀌면 상대도 바뀌게 되기에, 그 3분 이란 짧은 시간은 자신의 소망과 열정을 보여주어야 하는 시간이고, 춤은 이별을 전제로 한 춤이기에 애절하면서도 정열적인 춤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탱고 하면 우린 춤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탱고는 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탱고 음악, 탱고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탱고의 가사, 탱고 음악의 변천 등에 관하여도 설명이 필요한 것이다.
저자는 탱고를 찾아서 탱고 클럽이 가장 많이 있는 산 텔모를 찾는다.
그곳의 클럽에서 직접 탱고를 만나고, 사람들을 만난다.
알록 달록 마음대로 색칠한 듯하지만, 어색하지 않고 예쁜 집들이 있는 카미니토에서 탱고를 만난다.

탱고와 동의어처럼 불리는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의 족적을 찾아 간 곳에서는 이곳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아있는 그를 만날 수 있기도 하다.

" 가르델은 죽어서 탱고의 신화, 아니 아르헨티나의 신화가 되었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람들의 마음 속에 탱고와 동의어로 영원히 살아 있다. " (p. 190)

그리고 탱고와 함께 아르헨티나에서 꼭 만나 보아야 할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작가 보르헤스.
칠레인이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시인 네루다.

1943년에 군사 쿠데타에 의해서 정치적으로 인정을 받은 페론 대통령.
그녀의 인생을 그린 뮤지컬 <에비타>에서 '나를 위해 울지 마요, 아르헨티나여'의 주인공인 에바 페론.

아르헨티나가 낳은 혁명가 체게바라.
세계 축구 역사상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디에고 마라도나.



특히 마라도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람들에게는 전설이 아닌 희망 그 자체인 것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곳 저곳에서 벽화로, 조형물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세 사람이 있는데, 카를로스 가르델, 에바 페론, 디에고 마라도나 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탱고하면 애절하고 정열적인 춤만을 생각했는데, 탱고는 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탱고 음악, 탱고 가사 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탱고는 또한 춤이상의 그 무엇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탱고는 인생이지만 소통의 인생이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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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탱고에 대해 말했지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노란 석양 아래에서 부둥겨 안고 추던
탱고 춤을 나는 보았네.
칼의 춤을 출 줄 알았던 그 사람들.
나는 물보다 진흙이 더 많은
우루과이 말도나도의 춤을 알고 있네.
마부의 휘파람 소리 속에 들여오는 탱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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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었던 박종호의 책이 흥미로웠기에.
아니 그보다는 탱고가 아닌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관한 이야기가 더 궁금해서 읽었던 책이지만, 탱고의 모든 것을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또한 그곳의 문화까지를 모두 함께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