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 세계적인 뇌과학자가 우울한 현대인에게 보내는 감동과 희열의 메시지
게랄트 휘터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접하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이다.

 

( 사진 출처 : Daum 검색- 르네 마그리트)

 

버버리코트와 모자, 그리고 우산을 쓴 뒷 모습의 책표지사진에서 마그리트의 <골콩드>가 떠올랐다.

 

( 사진 출처 : Daum 검색- 르네 마그리트의 골콩드)

 

환상 속의 세계를 붕붕 떠오르는 <골콩드>의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그래서 그 그림을 보는 순간, 나도 붕 떠오르고 싶은 그런 느낌을 가지게 하는 그림.

 

( 사진 출처 : Daum 검색)

그런데,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읽는 그 느낌도 그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확연하게 잡히는 생각들보다는 읽으면서 '탈진에 허덕이는' (책띠의 글 중에서) 나의 뇌를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이 책의 책띠에서는,

"탈진에 허덕이는 우리 뇌, 그러나, 그 안에 웅크린 힘은 무궁무진하다." 고 했건만, 나의 뇌는 작동이 잘 되지를 않았다.

며칠간을 끙끙대면서 조금씩 읽어 내려가지만, 이 책은 분명 쉬운 책은 아니다.

어려운 문장들도 아니고, 과학적 탐구를 요하는 내용도 아니건만,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다.

 

 

뇌과학자인 '게랄트 휘터'가 뇌발달 관점에서 "뇌는 사회적 기관" 이며, 나의 성장이 타인과 함께 이루어 져야 하며, 나와 우리안의 잠재력을 발견하라는 요지의 글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 책의 첫 단추인 '우리'의 개념에서부터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라는 개념에 대해서 그리 깊이 생각한 적도 없이, 나와 비슷한 무리들을 '우리'라고 해 왔기에.

'우리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날까?

누구는 '우리'에 속하고, 누구는 '우리'에서 제외되는가?

저자가 말하는 '우리'라는 개념의 하나는,

" 전혀 유대감없이 다만 위협을 막기 위해 서로 동맹을 맺는 경우라도 사람들은 '우리'라고 말한다." (p. 29)

혼자보다는 남들과 함께 무언가를 더 잘 이해하고,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 더 의미있는 경험을 하게 될 때 공동체 구성원들의 '우리의식'은 성장 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여기에서 그는 뇌과학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 나가면서 '뇌를 이해하는 것이 곧 우리를 이해하는 것'이라 말하니, 이 책이 그리 녹녹하게 읽히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들이 어떤 종류의 뇌를 얻게 될지는 아이가 어떻게 무엇을 위해 뇌를 사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한다.

만약에, 열대우림에 태어났다면,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 태어났다면, 그 아이는 그곳에 맞는 뇌발달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은 물론, 한 문화권 내에서도 가족, 친족, 남녀, 세대들 간의 '사고 모델'과 '정서적 구조'가 다르다, 이것은 삶을 통해 습득한 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특정한 신경세포 회로의 형태로 뇌 안에 자리 잡은 개인의 또는 공동의 경험들을 근거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특정의 견해를 지니게 된다. " (p. 86)

인간에게 주어진 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이 그런 다양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잠재력 발휘형 문화가 필요하다는것이며, 그렇기에 우리의 뇌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뇌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열의를 가지고 어떤 일에 몰두할 때에 뇌 안에 변화가 온다는 말이다.

열광, 신바람, 이것은 뇌 성장을 돕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또한, 개인의 뇌 안에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독특한 구성물의 이미지와 표상이 있다.

아마도 이것이 서로간의 다름때문에 일어나는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뇌과학에 관한 책들도 있어 보았지만, 오히려 그런 과학분야의 책이 더 쉽게 느껴진다.

그렇게 힘겨운 책과의 씨름을 하다가, 책읽기가 막바지에 오면서, 이부분만을 이해한다고 해도, 이 책이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 있다.

6. 우리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
미래를 감지하는 촉수
-‘일’에 대한 새로운 이해
-‘교육’에 대한 새로운 이해
-‘어른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이해
-‘삶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
잠재력의 공동체
에 관한 부분이다.

" 아이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어른들이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관심 공유의 상태를 체험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아이들과 함께 세상 속의 발견거리와 창조의 재료를 관찰하고, 찾아내고,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은 물론,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함께 그 곳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p218)

" 성공한 직업가 그룸 중에 마지막에 속하는 부류는 은퇴가 임박했음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기는 커녕 이후에도 변함없는 삶을 영위하고자 혼신의 힘으 다하는 사람들이다. (...) 그들은 지금까지의 의무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자유의 길을 찾은 사람들로, 유대 속에서 성장해 나가고 자신을 넘어 더 높이 성장하게끔 그 변화의 시기를 극복한 경우다. (...) 이들의 비결은 그들의 남다른 태도, 곧 열린 마음, 신뢰,감사, 겸손, 신중, 관심,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 속에 들어 있. 이처럼 경험을 통해 무르익은 사람은 자신보다 타인의 행복을 더소중히 여긴다. 이것이 그들을 다르게 만드는 점이다. " (p. 220)

우리는 끊임없이 하루 하루를 특별한 날로 만들어야 한다. 매일 그 날이 그날같은 날들, 앞으로도 그런 똑같은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산다면, 그것은 우리의 뇌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날 속에서 어떻게 특별한 날이 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특별함이 아닐까 한다.

어제는 피지 않았던 라일락 꽃이 활짝 피어서, 그 향내를 맡을 수 있는 오늘이라면, 분명 어제와는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닐까.

오늘 책 한 권을 읽으면서 행복한 날이 되었다면, 어제와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닐까.

물론, 내 나름대로의 새로운 해석이다.

이렇게 새롭게 진행되는 내 안의 삶에서 온갖 가능성은 거침없이 발휘된다고 한다.

뇌는 신비스럽고, 매력적이기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좋은 사회는 좋은 뇌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덜컹 덜컹거리면서 읽어 낸 한 권의 책 속에서 내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빛나는 내용들을 발견하고 마음에 새기는 것으로 이 책을 내려놓는다.

 

 

 

그런데, 책 속의 사진들 마저도 난해하다.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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