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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든 당신
김하인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김하인이란 작가 이름을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2000 년대 초에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던 <국화꽃 향기1.2 /김하인 ㅣ 생각의 나무 ㅣ2000>.
이 책은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었는데, 예약자가 많아서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당시에 <국화꽃 향기>는 1권과 2권으로 나왔고, 한 권이 200 페이지가 채 못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지금 구입할 수 있는 개정판은 1,2 권 합본으로 나와 있다.
그리고 <국화꽃 향기, 그 두 번째 이야기 1.2 /김하인 ㅣ 생각의 나무 ㅣ 2002>, 또 다시 <국화꽃 향기, 그 마지막 이야기 1,2 ㅣ2003 >가 있다.
이외에도 김하인의 소설로는 <목련꽃 그늘>, <유리눈물>, <일곱 송이 수선화> 등이 있는데, 나는 <국화꽃 향기>를 읽은 이후에 작가의 소설 중에 몇 권을 더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어떤 책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읽었던 김하인의 소설들은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순애보인 것이다.
<국화꽃 향기>가 운명적 만남, 사랑의 기쁨, 사랑하는 여자의 암 발병, 그 여자의 임신과 출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국화꽃 향기, 그 두번째 이야기>는 아내가 죽은 후에 딸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의 애잔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 다음에 <국화꽃 향기, 그 마지막 이야기>는 읽지를 않았다.
작가의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에 식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비슷한 주제, 비슷한 구성, 그리고 이야기의 줄거리만이 나열된 듯한 문학성을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소설이 더 이상 흥미를 끌지는 못했던 것이다.
물론, 작가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 보지 못했기에 내가 읽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게 된 생각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0 년이 지난 이 시점에 나는 김하인의 새로운 소설을 읽게 되었다.
<잠이 든 당신>.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책 소개글을 통해서 <국화꽃 향기>의 여운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역시나,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강원도 진부에 초등학교 교사 발령을 받고 내려온 선영.
그리고 지방대를 나와서 외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홀어머니가 걱정이 되어서 다시 진부로 돌아왔지만,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우체국 집배원 석민.
석민은 선영을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해 버리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보내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된다.
" 이 빛나는 3월
저의 출발은 당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미소 머금은 목소리로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3월의 노래이자 저만의 연가입니다. " ( 프롤로그 중에서)
" 선영 씨를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해줄 순 없겠지만 선영 씨가 절대 힘들거나 외롭지 않게 해줄 자신이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선영 씨를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 (p.66)
그리고, 직업적 차이에서 오는 걸림돌이 선영의 부모와 여동생의 결혼 반대의 이유가 되기는 하지만, 결국엔 결혼을 하여 오손도손,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다가 어느날 선영이 사고를 당하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곁을 지키는 석민의 애틋한 사랑.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선영이 임신 십주 차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사고가 나기 사, 오일 전에 수정이 되었다는 아이.
선영이를 위해서 이 아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려고 하기 전날, 꿈 속인 듯, 깨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선영은 그것을 감지하게 되고, 그녀의 눈꼬리에서는 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이다.
선영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아이를 보낼 것인가?
작가는 <국화꽃 향기>에서도 그 소설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웃에 살던 부부의 이야기였음을 말했었다.
<잠이 든 당신>에서도 감동 실화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국화꽃 향기>나 <잠이 든 당신>이나 비슷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인데, 10 년 전에 쓴 소설인 <국화꽃 향기>의 또다른 버전이라는 말인가?
이렇게 경이로운 이야기가 또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났고, 그 이야기를 소설화한 것이란 말인가?
사랑 !!
사랑은 아름답고, 고귀하고, 애틋하며, 감미롭고, 경이롭기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많이 있을 수 있고, 그 이야기들이 소설로 아름답게 묘사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잠이 든 당신>은 마구 마구 우려낸 사골 국물의 밍밍한 맛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이 소설과 같은 내용의 소설을 읽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신선할 수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고, 김하인은 감성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고, 그는 끊임없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소설로 쓰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랑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중국, 대만, 일본까지 진출하여 그곳의 독자들의 마음에 애틋한 사랑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