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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맛있다 - 군침 도는 이스탄불 뒷골목 맛집 기행 ㅣ 여행인 시리즈 7
안셀 멀린스.이갈 슐라이퍼 지음, 나은희 옮김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터키는 매력적인 나라이다. 동양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를 함께 가지고 있는 나라.
그리스도교의 문화와 이슬람 문화를 함께 가지고 있는 나라.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문화가 곳곳에 숨어 있는 나라이다.

비행기가 이스탄불 아타투르 공항에 들어서는 순간에 느끼는 이슬람 문화의 상징인 수많은 모스크와 미네레트(회교의 첨탑)는 터키의 경이로움에 적어들게 된다.
또한 터키는 이스탄불이외에도 도시 곳곳마다 색다른 문화유산이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어서 그야말로 나라 전체가 문화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나라이다.
그런 터키의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
<터키는 맛있다>는 여행자의 신분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이스탄불의 숨겨진 로컬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바탕인 된 것은 인터넷 사이트인 Istanbuleats.com 이며, 책을 쓴 사람들도 한국인이 아닌 이스탄불에서 10 여년간 거주한 외국인이 쓴 책이다.
저자 중의 '안셀 멀린스'는 2002년부터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작가, 여행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도 맡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이갈 슐라이퍼'인데, 역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이스탄불에 거주하였던 프리랜서 특파원이며 여행 가이드 북을 내기도 했고, 터키 뉴스 블로그를 운영한다.
그런데, 저자들은 이 책에서 럭셔리한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화려하고 규모가 큰 음식점이 아닌 작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소개한다.

동종업계내에서 가격이 저렴하거나 비슷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닌 것이다. 말하자면 이스탄불 뒷골목 맛집 기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터키의 요리를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라고 하는 이유는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터키를 대표하는 음식들은 오스만 투르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스탄불에 가면 아름다운 궁전인 톱카프 궁전과 돌마바흐체 궁전이 있다.
그중에 톱카프 궁전에는 400 여개의 하렘이 있으며, 이곳의 주방에서는 4000 명에서 1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으며, 음식을 만들기 위한 10개의 공간이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은 3개 대륙에서 영입하여 왔다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에게해 주변의 이스탄불 - 부르사 - 이즈미르에 이르는 곳은 터키에서도 음식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이 책에서는 이스탄불을 지역별로 구분하여 구시가, 북부 베이오울루, 남부 베이오울루, 갈라타 탑과 항구, 보스포루스, 아시아와 섬지역으로 나누어서 맛있는 음식들을 소개해 준다.
터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케밥일 것이다. 실제로 이스탄불의 거리에서는 케밥집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케밥을 만드는 과정에 나오는 음식 냄새는 도시 속에 스며들어서 터키의 냄새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케밥은 익힌 양고기를 탑처럼 쌓아 놓고 얇게 썰어내는 되네르 케밥을 연상하지만, 케밥의 종류도 몇 가지가 된다.
다진 양고기를 양념에 반죽하여 꼬챙이에 꿰어 구은 아다나 케밥, 아다나 케밥과 조리방법은 같으나 매운 맛이 덜한 우르파 케밥, 되네르 케밥에 소스와 요구르트를 추가한 이스켄데르 케밥이 있다.
터키는 향신료가 발달하여서 향신료만 주로 취급하는 바자르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향신료들과 함께 터키의 전통 젤리인 로쿰이나 으깬 참깨와 잣을 사용하여 마치 떡처럼 만든 헬바를 많이 팔고 있다.
'알탄 셰케르레메'에서는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후손에게만 비밀의 열쇠를 가르쳐 주어서 그 비법에 의해서 만들었기에 전통적인 맛을 그대로 간직한 로쿰과 헬바를 맛 볼 수 있다.

밤이면 나타나는 볶음밥 포장마차. 밥을 버터에 볶고, 삶은 병아리 콩과 잘게 찢은 닭가슴살을 케찹과 함께 한 접시에 담아내는 볶음밥.

가장 명성있는 볶음밥의 달인은 '아이비즈'인데, 그는 근처에 늘어선 볶음밥 포장마차는 모두 가짜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에 꽉 차 있다.
되네르 케밥을 수평으로 구워서 잘라낸 고기를 전용꼬치에 꽂아 파는 집이 있는데, 이 케밥은 고기를 수평으로 구웠을 뿐인데도 맛은 되네르 케밥과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이스탄불에서 전통을 자랑하는 그랜드 바자르는 1461년에 개장한 세계적으로도 오랜 전통을 가진 쇼핑센터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시장 뒷골목의 맛집이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둣이, 그랜드 바자르 뒷골목도 마찬가지로 맛있는 집들이 많이 있다.
길거리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하면,
오이가 나는 계절이면 만날 수 있다는 갈라타탑 주변의 오이장수.
시원하게 보관된 오이를 껍질을 벗기고 십자로 갈라서 꽃처럼 피어난 오이에 충분히 소금을 뿌려서 판다.
탁심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으슬락 합루르게르는 촉촉한 햄버거.

길거리 음식 1위는 다닥다닥 참깨를 뒤집어 쓴 시미트.
<터키는 맛있다>에 소개되는 이스탄불의 맛있는 음식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의해서 골라진 음식들이기에 우리나라 사람의 기호와는 다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터키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터키의 전통 음식들이기에 여행길에 한 번 쯤 맛보면 좋을 음식들이기도 하다.


터키 여행길에 이런 곳을 찾아가 보기 위해서 이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터키에는 어떤 음식들이 있으며, 그들은 어떤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음식에는 그 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고, 문화가 담겨 있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