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곡 - 눈을 감고 길을 걷는 당신에게
유병률 지음 / 알투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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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잘 나가는 기업이나,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아도 여건은 다르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

우리들이 지금 처한 상황을 저자는 '죽음의 계곡'에 갇혀 있다고 표현한다. 불안과 절박함으로 가득찬 '죽음의 계곡'.

 

 

기업이나 개인이나 이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

이곳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사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계사는 곧 경제사라는 말과 함께.

이쯤에서 경제에 문외한인 독자들은 좀 어렵고 힘겨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경제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6가지 인간형을 통해서 경제사를 풀어 나간다.

이 책에서 말하는 6가지 인간형이 이 책의 목차이자, 세계 경제사의 흐름을 짚어 나가는 키워드가 되는 것이다.

 

 

 

 

1장 : 데스벨리 원주민 - 아무도 떠나지 않았기에 누구도 떠나지 못한 죽음의 계곡.

미국 서부 오리건 주 윌래밋 밸리의 이야기이다. 전설 속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이 아름다운 계곡에 사는 원주민들은 원인 모를 질병으로 죽어 나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 이 계곡을 나가게 되지만, 살아서 이 계곡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백인들의 총부리를 등지고 떠나게 되지만...

그들이 계곡을 떠나지 않은 것은 '원래 그렇게 사는 것'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죽음 앞에서도 계곡에 머물러야 했던 것은 축복의 땅에 살기 위한 댓가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주입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여건들이 죽음의 계곡의 실체는 아닐까.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죽음의 계곡을 빠져 나가는 안목을 키운다면 죽음의 계곡은 '기회와 보상'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2장 서커스단 코끼리 인간형 - <오케이 목장의 결투>같았던 미국 자본주의의 탄생.

본격적인 자본주의 경제사가 시작된다. 이 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된다. 그것은 '미국의 경제사는 한국 경제사를 비추는 창'이라고 할 정도로 발달과정이 같고, 처한 상황도 따라가기 때문이다.

재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이 어떠게 부를 형성해 나가는가를 생각해 본다.

2장의 빛바랜 사진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어린이 노동력 착취.

1900년경 미국에서는 200 여만 명의 16세 이하 어린이가 공장에서 중노동으로 혹사당했다. 마치 오늘날의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노동현장을 들여다 보는 것같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룩한 재벌 기업들의 부. 초기의 미국 기업가들은 자비와 교양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1890년대 이후에 기업가들의 기부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이것은 기업가의 두 얼굴이기도 했다.

지금, 미국에서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것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야만의 시대에는 노동자들은 자유가 무엇인지 알았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은 아무런 희망이 없이 하루 하루 길들여지는 삶을 살았다. 그들에게 노동은 생존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3장 : 양계장 암탉 인간형 : 평생의 시간을 팔아 넘기고 얻은 보금자리.

유아에서부터 어른들까지 감명을 받았던 책인 <마당을 나온 암탉>을 생각하면 이 시기에 대한 설명이 될 것이다. 타협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는 20 C 중반의 경제사이다.

<마당으 나온 암탉>에서 닭장을 빠져 나온 암탉은 단 한 마리이다. 그곳에서 빠져 나온 순간 자유는 얻을 지 모르나, 모이를 구하는 것, 편안한 거처를 구하는 일은 암탉의 몫이다.

'나의 새끼는 자유롭게 살게 하리라." 그 단 한 마디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다른 암탉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탈출.

20C 중반은 '자본주의 황금기', ' 풍요한 사회', '중산층의 시대', ' 복지국가'등으로 넉넉한 말들로 불리는 시대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 중반의 미국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과 타협을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민권운동, 대항문화운동, 반전운동 등 그이전까지 한낱 노동현장의 나사 밖에 안 되었던 노동자들의 자유에 대한 욕망.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

 

 

4장 : 지킬과 하이드 인간형 - 가치와 생존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얼굴의 자본주의.

1980 년대 이휴, 미국 자본주의를 생각해 본다.

1973년, 1979년의 두 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

그러나, 기업가들에게는 위기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노동자의 울타리가 되었던 노조의 해체, 사회전체의 복지 시스템의 해체.

컨테이너 박스가 세계 무역의 역사에 혁명을 가져오게 되고, 세계화에 따른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 시기.

경제의 세계화는 상품운반 뿐아니라, 저렴한 임금, 저렴한 가격까지 운반하게 되니....

지킬과 하이드에서 자기계발인간형의 삶을 생각해 보게된다. 무한 경쟁 속에 남을 무너뜨리고 더 높이 올라가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경제 인간형.

 

 

5장 : 악마의 맷돌 - 기회와 보상의 새로운 분포가 만들어낸 자기계발형 인간.

경제학자 '칼 폴라니'는 시장경제를 '악마의 맷돌'이라 지칭한다.

" 시장에 정치적 사회적 보호막이 없으면 노동과 자연과 돈을 모두 한 순간에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 시장경제의 속성" ( p. 216) 이라고 경고한다.

악마의 맷돌은 쉬지 않고 돌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가루가 되어 버릴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혹독한 경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삶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상기해야 될 것이다.

 

 

6장 : 귀신고래 인간형 : 수평적 생태계의 흐름에 따라가는 진정한 탈출

지식경제사회에서는 '창조'라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게 된다.

IT 발전은 진보적인 가치와 연결된다. 개인의 관심과 재능, 자율과 창조성을 중시하게 되고, 다양한 차이 속에서 우리사회는 풍요로워질 수 있다.

경제적이기만한 인간형에서 벗어나 진짜 자기 자신을 찾을 때.

 

 

우리는 경제학에 관련된 공부나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에 경제사를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불안하고 두려운 경제 상황으로 가득찬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경제사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경제, 그리고 더더욱 경제사.

그러나, 저자는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데스벨리의 원주민, 서커스단의 코끼리, 마당을 나온 암탉, 악마와 맷돌, 지킬과 하이드, 귀신고래 이야기를 통해서 경제사를 이야기 해주기에 무거운 주제임에도 이해하기 쉽게 도움을 준다.

거기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경제사의 한 시점을 상기시켜주는 귀한 사진 자료들을 책 속에 함께 담고 있다.

'경제사를 모르면 눈을 감고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책 속의 글 중에서) 고 한다.

<죽음의 계곡>을 통해서 자신들이 처한 경제 상황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가치를 발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의 계곡>을 통해서 경제사를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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